화장실 갈 때 써야 하나 .. ‘돈’이 아닌 휴지 조각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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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닌 휴지 조각
北 화폐 가치 폭락
휴지 조각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의 통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며 주민들의 생활은 물론, 경제 전반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한때 북한 원화는 1달러당 8000원으로 거래되었지만, 최근에는 3만2000원까지 치솟으며 가치가 폭락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돈이 더 이상 돈이 아니다”라는 탄식과 함께 화폐개혁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무엇이 이 상황을 초래했으며, 북한 경제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환율 폭등, 연초 대비 4배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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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6일 “북한 원화의 가치가 연초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신의주를 기준으로 1달러당 환율이 4월 8000원이었으나, 이달 20일에는 3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8개월 만에 약 4배 상승한 것이다.

특히 평양 등 주요 도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포착됐다. 데일리 NK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평양 시장에서 1달러는 1만8300원에 거래되었으며, 열흘 만에 75% 급등했다. 양강도 혜산에서는 1위안당 환율이 2380원으로, 데일리 NK가 시장 물가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달러와 위안화의 강세는 북한 내부 사정과 맞물리며 더욱 심각해졌다. 국제 금융 시장에서의 달러 강세뿐 아니라, 화폐개혁 소문이 확산되며 주민들은 안전 자산인 외화를 사재기했다. 이에 따라 북한 원화는 그야말로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폐개혁의 악몽, 다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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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화폐개혁 소문은 주민들의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 주민들이 화폐개혁에 큰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일 정권 당시인 2009년 말, 국가 통제 밖의 시장 경제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단행된 화폐개혁은 대혼란을 초래했다. 새 화폐 발행과 함께 옛 화폐 대부분이 무효화되면서 주민들의 재산이 일순간 증발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시나리오가 반복될 가능성은 주민들에게 공포로 다가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연내 화폐개혁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린 주민이 지난 9월 총살형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보도했다.

그러나 당국의 단속과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불안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북한의 무역 관계자는 “부정할수록 의심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경제 구조 변화와 정부 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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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북한의 환율 급등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완화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마이니치는 “국경 봉쇄가 완화되면서 수입품 구매용 외화 수요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중 간 무역이 재개되자 외화 수요는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무역 증가가 북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김정은 정권은 경제 활동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주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국가 통제가 미치지 않는 시장 활동을 제한하고, 밀수 단속을 강화하는 정책은 환율 안정에 일시적 효과를 보였으나, 경제 전반의 불안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북한 경제는 내부적 불안과 외부적 압박 속에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외화 사재기는 북한 원화의 신뢰도를 급락시켰고, 화폐개혁 소문은 주민들 사이의 공포를 부추겼다. 더불어 정부의 통제 강화는 경제 전반의 위축과 불신을 초래했다.

북한 원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주민 생활과 체제의 안정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북한 경제의 미래는 더 어두워질 가능성이 크다. 당국의 대응이 화폐개혁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고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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