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좋을 줄 알았는데, ‘상황’ 역전 가능성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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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훨훨 날아갈 줄 알았는데, ‘상황’ 역전 가능성 생기나
상황
사진 = 연합뉴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 잡으며 눈부신 성과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실적과 시장 반응은 그동안의 고속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가 AI 붐을 바탕으로 매출과 주가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2025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 350억8000만 달러와 주당순이익 0.81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연간 매출은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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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WSJ은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직면한 도전 과제를 강조했다. 3분기 매출 증가율은 9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5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대로 둔화됐다. AI 붐에 대한 높은 기대감 속에서 성장 속도 둔화는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실제로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 하락했다.

특히 차세대 AI 칩 ‘블랙웰’은 높은 기대를 받으면서도 복잡한 설계와 발열 문제 등이 제기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젠슨 황 CEO는 블랙웰에 대한 강한 수요를 강조하면서도 “우리의 실적 전망은 한 분기씩 제시할 수밖에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정치적 리스크도 도마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중국을 겨냥한 60% 관세를 공약하며 엔비디아의 대중국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미국 정부의 첨단 반도체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로 엔비디아는 중국 매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나친 기대와 성장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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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이전 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올 2분기에는 122%, 1분기와 지난해 4분기에는 26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이번 3분기 성과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젠슨 황 CEO는 “블랙웰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번 분기에는 예상보다 더 많은 칩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블랙웰이 기대만큼 빠르게 매출에 기여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이제 “숨 고르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시장이 엔비디아가 매 분기 대폭적인 실적을 기록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파이낸셜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파트너는 “이전의 초과 실적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AI 매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9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을 “완벽하다”고 평가하며 “시가총액이 곧 4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연말과 내년까지도 기술주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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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도전 과제는 미국의 정치적 환경 변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부상하며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공약 중 하나인 대중국 60% 관세는 엔비디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대중국 매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가 부과되면 매출 타격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CFRA 리서치의 안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는 “현 정부의 포괄적 금지보다는 트럼프의 거래 중심 정책이 기업에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보편적 관세는 엔비디아의 글로벌 사업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젠슨 황 CEO는 “우리는 모든 규제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며 정치적 변수에 순응할 뜻을 밝혔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주권 AI와 같은 새로운 시장 기회는 긍정적 신호로 여겨진다. 엔비디아의 CFO 콜레트 크레스는 “인도의 GPU 배치가 10배 증가했다”며 각국이 자체 AI 인프라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을 강조했다. CFRA는 이러한 움직임이 올해 엔비디아 매출의 110억~120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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