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사용 허가된 2020년부터 지난 6월까지 발생한 군 장병의 ‘도박’ 범죄 총 1664건
불법 도박과 코인에 빠져드는 군 장병의 수가 점점 증가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부대 내 휴대전화 사용과 높아진 군 월급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4일 조선일보는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병영 내 299건이었던 불법 도박 범죄가 지난해 440건으로 약 1.5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군 장병이 휴대전화 관련 범죄로 인해 형사 입건 된 수는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3250건이었으며, 이중 ‘도박’이 1664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 2020년 7월, 국방부가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허용함으로써 이 같은 문제가 생겨났다고 본다.
휴대전화 통해 접근하기 쉬운 사설 스포츠 토토나 불법 도박
과거 부대 내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된 시절 병사들은 개인 정비 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했지만,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개인 정비 시간 손에서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휴대전화를 통해 사설 스포츠 토토나 사다리 타기, 홀짝 게임 등 불법 도박에 대한 접근이 쉽고, 매일 함께 생활하는 또래 집단들의 공간에서 ‘누군가 불법 도박으로 돈을 땄다’는 소문이 돌기라도 하면 호기심에 너도나도 도박을 시작하게 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또 과거에 비해 향상된 ‘월급’도 문제로 꼽는다. 지난 2019년 병사 월급(병장 기준)은 40만 원이었지만 내년 병사의 월급은 내일준비지원금을 포함해 총 205만 원까지 오른다.
몇 달만 모으면 몇백만 원이 생기니 코인 등에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가 되는 분위기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더욱이 심각한 문제는 코인을 넘어 불법 도박에도 손을 대는 군 장병들의 수가 급속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몇몇 사설 대부업체들은 현금이 필요한 군인들에게 고금리 대출을 해주는 ‘충성론’, ‘병장론’ 등의 사금융 대출 상품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다 신용불량자 신세가 되는 병사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8월 한 현역 병사는 “도박 때문에 3천만 원 정도의 빚이 생겼다. 군대에서 월 80만 원 남짓한 월급을 받고 있는데 이자만 내도 벅차고 곧 있으면 연체까지 돼 개인회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병사 역시 “도박으로 수중에 있던 돈을 다 날렸다”며 “월급은 100만 원인데 이번 달에 나가야 하는 돈은 400만 원인 데다 대부업에서 받은 600만 원까지 다 잃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국방부는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분기별 1회 도박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신용관리나 재무관리 방법, 금융사기 예방법 등을 알려주는 전문적인 금융 교육은 필수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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