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건축 회사를 퇴사하고 공방을 준비하고 있는 더규네입니다. 전공으로 건축 공부를 할 때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회사를 다니면서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고민이 많은 초보 사장이에요. 그렇게 우물쭈물하다가 어느덧 30대가 되었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게 많고 관심사가 쉽게 바뀌어서 하나를 꾸준히 파보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손으로 만들고 꾸미는 것들을 좋아해서 그림 그리기, 캘리그래피, 뜨개질, 점토 공예, 양모 펠트, 레진 공예 등등 다양한 만들기에 빠졌었네요. 최근에는 실링 왁스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체험했던 공예의 경험을 살려서 공방을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원래는 집에서 모든 활동을 다했는데, 취미 용품이 점점 늘어나서 작업실을 따로 구해 공간을 분리했고요. 집에서는 온전히 휴식, 작업실에는 작업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열심히 꾸며나가는 중입니다.
그럼 오늘은 다양한 관심사들이 몸담았던 저의 보금자리와 그 변천사를 소개해 드릴게요!
집 정보
| 원룸 7평
| 우드, 빈티지 스타일
| 셀프 시공
| 주방 타일, 몰딩, 창틀, 문짝 페인트칠 등
| 약 10만 원 소요
전경 미리 보기
인테리어를 하며
| BEFORE
저는 구축 빌라로 입주했습니다. 그전에 도배를 새로 했고요. 몰딩과 창틀, 문짝 등이 칙칙한 오크색 몰딩으로 되어있었는데요. 만약 체리색이었다면 따뜻하고 진한 우드 빈티지를 시도하고 활용했을 텐데, 애매하고 칙칙한 색이라 밝은색으로 덮으려고 계획했습니다. 주방 타일도 애매한 무늬의 타일로 되어 있어서 깔끔한 무늬의 다른 타일로 바꾸어 주었고요.
| 인테리어 초보자들을 위한 노하우!
1. 도화지 만들기
만약 인테리어 경험이 많지 않다면, 깨끗한 도화지 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시작인 것 같습니다. 저도 셀프로 인테리어를 한 것은 처음이라 처음엔 무난한 화이트 바탕에 밝고 따뜻한 우드 인테리어를 해보았어요. 작은 집이라 밝은색으로만 칠해도 훨씬 넓어 보이고, 무엇보다 집이 한 층 밝아지더라고요. 특히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의 현관문과 화장실, 다용도실 문의 색상을 바꾸는 게 집 분위기를 바꾸는 데에 한몫한 것 같습니다.
2. 숨길 것을 숨기기
저는 인테리어를 할 때 무엇을 더하느냐 보다 무엇을 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테리어를 어떻게 시작할지 감이 없으실 때는 보기 싫고 못생긴 것을 숨기는 일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전선과 공유기, 가전제품들, 자질구레한 짐들, 다양한 색상의 옷과 책들을 안 보이게 잘 수납해 주면 공간이 한층 단정해지고 차분해져요. 저는 주로 다양한 패브릭을 활용해서 눈에 띄지 않게 가려주었습니다.
3. 색 통일하기
들이는 가구와 소품의 색감과 분위기를 통일시켜주는 것도 중요해요. 좋아하는 컬러를 하나 정하고, 그와 어울리는 주변 색을 활용하거나, 혹은 대비되는 컬러로 생동감 있는 인테리어를 할 수도 있어요. 초보이신 분들은 이 또한 어울리는 컬러 2가지를 정해서 보이는 모든 인테리어 용품들의 색을 맞춰주면 쉽답니다.
또 어떤 컬러들이 서로 어울리는지는 패션 분야나 사진들을 보면서 익히는 게 좋아요. 저는 노란색을 좋아해서 노란색을 포인트 컬러로 정하고 유사색인 주황색과 초록색으로 다채로움을 줬어요. 베이스 컬러는 따뜻한 아이보리 컬러로 전체적으로 환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었습니다.
3. 동선에 맞게 꾸미기
평소 집에서의 생활패턴과 동선을 파악한 뒤, 사용하는 물건들을 동선 근처에 배치해두면 훨씬 일상이 편해집니다. 움직일 때 거슬림이 없도록, 그리고 찾는 물건이 한눈에 보이고 사용하려고 할 때 편하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면 좋아요. 또 쓰임이 같은 물건은 분류해서 수납함에 함께 수납하면 좋습니다. 요즘 다양한 옷장 수납제품들이 나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옷들을 잘 정리하고 꺼내 쓰기 편안하게 해주어서 추천해요.
|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전 요리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주방을 꾸민 이후로는 왠지 모르게 주방 활용도가 높아지더라고요! 덕분에 식비도 많이 줄었고, 요리할 때도 셀프 인테리어로 한 타일이 마음에 들어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환경이 바뀌면 사람이 바뀐다는 말을 체험했다고나 할까요? 앞으로 되고 싶고 원하는 모습이 있으면 그에 맞는 환경을 꾸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 집을 꾸민 후 뿌듯했던 순간
저희 집에 놀러 오는 친구들마다 이런 집이라면 나오기 싫겠다며 자취 로망을 가득 안고 간다고 할 때마다 뿌듯함을 느껴요.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인 만큼 마음에 들게 꾸미고 나니 에너지 재충전도 훨씬 잘 되는 것 같습니다.
공간 둘러보기
| 거실
그럼 저희 집을 구석구석 소개해 드릴게요. 먼저 거실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퇴근 후 주로 노트북으로 드라마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요. 테이블 작업을 자주 해서 대부분 테이블에 앉아있답니다.
자주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테이블 주변은 홈 오피스나 작업하기 좋은 카페처럼 꾸미려고 했어요. 쉴 때는 대부분 침대에 누워있기 때문에 앉아있을 때는 쉼보다는 콘텐츠를 보거나 작업을 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집 가운데에 위치한 만큼, 테이블은 식사하는 장소가 되기도 해요. 다양한 용도로 자주 사용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 주방
주방은 노란색의 화사한 타일로 셀프 인테리어를 한 후, 더 깔끔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방 용품을 수납할 땐 다이소에서 산 철제 선반이 그릇을 차곡차곡 쌓고, 쉽게 꺼낼 수 있어서 유용하더라고요. 하부장에도 선반을 설치해서 공간을 알차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트롤리에는 식재료를 보관해서 부족한 수납을 채우고 있어요.
주방 분리형 구조가 아닌 만큼, 주방을 꾸밀 땐 시각적으로 포인트가 되고 예쁜 모습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잘 보이는 만큼 취향을 가득 담고 싶었달까요? 그래서 곳곳에 좋아하는 영화와 포스터를 붙여 취향을 드러냈습니다. 노란색과 계란 프라이를 좋아해서 노란색과 귀여움을 테마로 잡았고요. 작지만 맛있는 요리가 탄생할 것 같은 노릇노릇 노랑 포인트 컬러에 우드 제품과 귀여운 뒤집개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입니다.
| 침실
저는 숙면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침실 공간만큼은 최대한 깔끔하게 비워두려고 했어요. 평소에 잡생각이 많은 편인데 잘 땐 최대한 방해받지 않으려고 물건을 많이 두지 않았습니다.
침대 옆에는 알람시계를 두었어요. 침대에서 핸드폰을 만지다가 늦게 자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요.
좋아하는 아이템
시계 | 시계는 늘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엔 시계를 두지 않고 생활했는데, 시간을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만지면 SNS도 하고 딴짓도 하며 시간 낭비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굳이 핸드폰을 만지지 않을 수 있도록 곳곳에 시계를 가져다 두었습니다. 여러분께도 시계 인테리어를 추천드려요. 시간은 가장 소중하니까요.
| 가운데 하이브리드 공간
이곳은 침실과 거실 공간 한가운데에 있는 하이브리드 공간입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예요. 3년 동안 사무직 직장을 다니며 운동의 중요성을 느껴서 홈트레이닝을 하려고, 집 한가운데에 최대한 넓은 공간을 확보하여 다용도로 사용하려고 했는데요. 집에서는 아무래도 운동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요즘엔 화장대 공간과 침대에 기대서 노트북으로 콘텐츠를 보며 노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 화장실
예전엔 씻는 것을 굉장히 귀찮아하고, 화장실 청소도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화장실을 좋아하는 모습으로 꾸몄는데, 새삼 샤워하고 화장실 청소하는 일이 조금 더 즐거워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화장실에 있는 시간은 그야말로 온전히 혼자이자 휴식을 취하는 순간이 아닐까요? 그런 만큼 이곳에서는 편안하게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어서 소설책과 식물을 배치해 보았습니다.
| 현관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공간은 현관이에요. 기존의 못생긴 돌바닥과 칙칙한 현관 도어를 보고 꼭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는데요. 검은색 데코타일로 디딤석과 컬러감을 통일하고 현관 도어는 페인트칠을 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답니다.
또 저는 집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 작은 전실을 만들고 싶었는데요. 내추럴 무드의 패브릭으로 신발장을 가리고 집 내부가 보이지 않게 중문 역할을 할 수 있는 패브릭 커튼을 쳤더니 원했던 모습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집들이를 마치며
제게 집은 자신을 드러내는 거울입니다. 집의 상태가 곧 저의 마음 상태와 같다고 느낀 적이 많거든요. 처음 직장을 가지고 집에 살 때는 꾸밀 여유가 없었는데, 퇴사 후 여유를 가지면서 집을 꾸미면서 저 또한 저만의 색을 점점 찾아가고 있어요. 앞으로 저의 색이 더 다채롭고 아름다워지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집들이를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모두 취향과 취미를 가득 담을 수 있는 보금자리를 가꾸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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