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쌀 품귀 현상,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원인”
일본이 쌀 품귀 현상으로 시름하고 있다.
요즘 일본 슈퍼마켓 쌀 진열대는 텅 비는 날이 많았다. 지난달에 일부 매장에서는 쌀 구매량을 1인당 1포대로 제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수년 만에 최대의 쌀 품귀 현상을 겪는 원인 중 하나가 관광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일본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심한 쌀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여름 내내 일본의 쌀 수요가 생산을 앞지르면서 슈퍼마켓의 쌀 진열대가 텅 비는 현상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쌀 재고는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USDA는 또한 일본 소비자들이 태풍과 대지진 경보에 대비해 쌀을 더 많이 비축했다고 덧붙였다.
8월 일본의 쌀 가격은 60kg당 1만 6,133엔(한화 약 15만 원)으로 전월 대비 3% 상승했고, 연초 이후 5% 올랐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인해 초밥과 기타 쌀 요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농림수산성 또한 “잠재적인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것 외에도,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음식 서비스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관광객 쌀 소비량, 2배 이상 늘어
글로벌 식품 및 농업 은행 라보뱅크(Rabobank)의 수석 분석가 오스카 차크라(Oscar Tjakra)는 일본 관광객들의 쌀 소비량이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1만 9,000톤이었던 반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5만 1,000톤으로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관광객의 소비는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일본의 연간 국내 쌀 소비량인 700만 톤에 비하면 비교적 적은 수준이다.
차크라는 또 고령의 농부들이 은퇴하고 젊은 세대가 농업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일본의 쌀 생산도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해 폭염과 가뭄도 수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제 식량 정책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 조셉 글라우버(Joseph Glauber)는 “쌀 수확량 감소와 외국인 관광객들의 초밥에 대한 수요가 영향을 미치지만, 국가의 쌀 정책이 여전히 전체 공급 감소에 기여하는 주요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글라우버는 “일본 쌀 경제는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크게 고립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쌀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수입 쌀에 77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의무에 따라 연간 최소 68만 2,000톤의 쌀을 수입하기로 약속했지만, 수입된 쌀은 대부분 가축 사료와 가공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라보뱅크의 차크라는 일본의 쌀 수출도 2014년부터 2022년까지 6배 증가해 약 3만 톤에 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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