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플라워 디자인 브랜드를 운영하며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문정원 @moon_jungwon_입니다. 각종 브랜드와 전시 행사에 꽃을 설치하는 일부터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기 위한 크고 작은 다발을 만드는 것까지, 꽃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서울 원룸에서 자취를 하다가, 좀 더 큰 공간이 필요해져서 하남으로 이사를 왔어요. 집의 작은방을 작업실로 사용하면서, 제 플라워 디자인 브랜드 ‘소우주’를 시작했습니다. 시작한 지 어느새 2년이 되었는데, 이젠 서울 북촌으로 쇼룸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요.
오늘 소개해 드릴 집은 제 일터이자 쉼터가 되어주는 20평 복층 오피스텔이에요. 그럼 지금부터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공간을 소개해 드릴게요!
집 정보
| 오피스텔 20평
| 복층형
인테리어를 하며
| BEFORE
저희 집은 방 2개와 거실, 발코니, 그리고 복층으로 이루어진 20평대 오피스텔입니다. 혼자 지내기에 쾌적하고 넓은 공간이라 활용하기가 참 좋아요.
처음 이사 왔을 때는 일반 주거형 오피스텔 분위기가 물씬 풍겼어요. 벽은 전부 회색이었고, 창에는 전부 회색 블라인드가 설치되어 있었거든요. 말 그대로 회색 집이었죠.
| 최소한의 정갈함을 지켜요
저는 집이 예뻐 보이려면 최소한의 정갈함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예쁜 물품이 아무리 많아도 지저분하면 바로 그 멋을 잃어버리니까요.
그래서 저는 큰 베란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잡동사니는 모두 베란다에 두고 내부에는 최소한의 물건만 두면서요. 워낙 가지고 있는 소품이 많아서 그걸 전부 나열하려면 집안이 관리가 안 되더라고요. 업무에 집중하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필요한 물품만 디스플레이하고 나머지는 전부 서랍과 베란다에 보관해두었습니다. 이게 제 공간을 다루는 중요한 비법인 것 같아요.
| 이 집을 꾸미며 우여곡절
서울 원룸에서 살다가 갑자기 큰 집으로 이사 오며 처음엔 얼마나 낯설었는지 몰라요. 채워도 채워도 끝없이 비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초반에 새로 가구를 들일 때 자꾸 큼지막한 가구만 선택해서 나중엔 꽤나 후회했어요.
인테리어를 하며 황당했던 일도 있었어요. 저희 집 인테리어의 메인 아이템은 바로 사진 속의 원목 테이블인데요. 보기엔 너무 예쁘지만 구매한 지 1년도 채 안 되어서 너무 심하게 갈라져버리더라고요. 한 번 교체를 받았는데도 또 갈라져서 결국엔 사용을 중단했답니다. 이 아이템은 절대 추천하지 않아요!
| 인테리어의 영감 : 낭만
저는 저희 집이 이 그림과 같은 분위기가 되길 바랐어요. 전반적으로 유럽의 작은 아뜰리에를 닮은 집을 꿈꾸었달까요? 그래서 빈티지 가구도 많이 들여오고 따뜻한 우드 계열의 가구와 소품을 주로 선택했답니다. 또 회색 오피스텔의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서 페인트 느낌이 나는 화이트 벽지와 포인트로 에메랄드 컬러 벽지를 발랐어요. 이외에는 커튼을 주문 제작하고 셀프 페인팅 정도로만 시공을 한 것 같아요.
공간 둘러보기
| 거실
그럼 낭만적인 저희 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저는 재택근무가 많은 편이라 대부분의 시간을 거실에서 보내곤 해요. 거실 테이블에서 밥도 먹고, 문서 작업 위주의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원목 테이블의 특성상 사진이 잘 나와서 여기서 제품 촬영도 많이 해요.
복층에서 촬영한 거실입니다. 우드와 빈티지를 이곳저곳 사용해서 분위기를 냈는데요. 거실로 수 있는 공간이 그리 큰 편은 아니라서,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과 수납용 서랍장만 두었어요. 테이블은 제 마음에 따라 세로로 돌리기도, 가로로 돌리기도 하면서 공간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거실에서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페인트 느낌이 나는 벽지로 도배를 한 거예요. 덕분에 오피스텔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줄었거든요. 요즘엔 거실 테이블에서 일도 많이 하고 작업도 많이 하다 보니 제 생활의 대부분을 거의 이곳에서 보내는 것 같아요.
차를 마시며 차분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 현관, 복도
현관과 복도는 식물로 치면 줄기 같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집의 시작이기도 하고, 모든 방의 중심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다른 어느 곳보다도 깨끗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내야 하죠. 저 또한 현관, 복도엔 꼭 필요한 물건만 간소하게 두고 깔끔하게 비워두려고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비워두면 심심하니 약간의 터칭만 해두는 정도랄까요?
현관에서 거실로 통하는 복도의 벽에는 제가 좋아하는 빈티지 작업물을 붙여두었어요. 깨끗하고 하얀 벽도 좋지만, 조화를 맞춰서 그림들을 장식해두는 것도 사랑스럽고 낭만적이에요.
지난해 연말에는 이렇게 트리도 놓고 오순도순 보답니다.
저희 집 주인님 사진도 한 장 남겨요. 복층으로 이사 온 뒤로는 계단을 캣타워로 삼고 있네요.
| 서재
여긴 이태리 빈티지 가구와 아끼는 도자기 오브제, 곳곳에서 구매해온 예쁜 가구들로 채운 제 작은 서재입니다. 이곳에 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 같아요. 온전히 쉴 수 있는 저만의 공간이자, 제가 사랑하는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작은방이죠.
셀프 페인팅으로 시공한 문에 문고리 닷컴에서 구매한 빈티지 문고리를 달아준 모습이에요. 에메랄드그린 벽과 노란 장식장을 제외하고는 소파 컬러, 러그, 커튼, 문까지 화이트 아이보리 계열로 통일해 주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이렇게 소우주의 트리를 두고 보냈어요. 에메랄드그린 컬러의 벽지와 이태리 장식장, 그리고 트리가 삼박자로 너무 잘 어울려서 그저 감격했답니다.
좋아하는 오브제들을 이곳저곳에서 하나하나 모아둔 장식장입니다. 저희 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기도 해요. 집을 쇼룸처럼 사용하겠다는 마음으로 들여온 큰 가구인데 후회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너무 예쁘고 안을 채우니 더 예뻐요.
소중히 모아온 오브제를 색감과 톤을 맞춰 배열해 주었어요. 이 가구만 보면 웃음이 나와서, 집을 꾸밀 땐 꼭 필요한 가구 외에도 하나쯤은 나만을 위한 소비를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답니다.
빈티지 장식장 맞은편에 놓아둔 소파입니다. 보통 소파는 거실에 두기 마련이지만, 저희 집 거실이 좁은 편이라 서재로 옮겨뒀어요. 아이보리 계열 패브릭 소파가 주는 부드러움이 서재를 훨씬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 작업실
이 공간은 저희 집의 가장 중요한 공간이자, 제 커리어가 시작된 공간입니다. 유럽의 한 작은 아틀리에 분위기를 내고 싶었고, 그래서 이태리 빈티지 가구들과 약간의 미장이 더해진 전시대, 직접 드로잉 한 대형 판넬 등으로 공간을 꾸몄습니다. 이곳의 가구와 소품들은 대부분 제가 빈티지 마켓에서 직접 바잉하고, 하나하나 들여온 것들이라 의미가 깊어요.
전반적으로 옐로우, 우드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조명도 노란빛의 빈티지 조명을 선택했어요.
작은 창문이 있는데 서향이라 해 질 녘에는 쨍한 빛이 들어와요. 해 질 녘 빛깔은 이곳이 정말 작은 우주 같다고 느끼게 만듭니다. 정말 작은 나만의 우주, 그만큼 제겐 소중한 작업실이랍니다.
제가 너무 사랑하는 테이블 위 풍경이에요. 미국 마구간에서 사용하던 테이블인데 거친 나뭇결이 아름다워요. 자연물들과 참 잘 어울리는 가구라 애정하고 있습니다.
빈티지 받침대에 꽃 작업을 올려서 촬영하기도 해요. 촬영할 때 햇빛이 화사하게 들어오면 그저 행복합니다. 역시 빛 중의 빛은 자연광이죠.
| 침실
생각보다 넓은 평수의 복층 공간이라 일부는 작은 아지트처럼 만들어뒀어요. 이곳에서 뒹굴뒹굴하며 책도 읽고, 혼자만의 명상 겸 낮잠의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반면 침실은 좀 더 심플하게 꾸며보았는데요. 깔끔한 침구가 최고라는 생각에 꼭 필요한 것만 두고 지내고 있습니다. 침대 왼쪽에는 커튼을 쳐두고 창고로 쓰고 있어요. 복층 높이가 낮아서 구부정하게 일어나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업무공간인 1층과 완전히 분리되어서 좋아요.
침실의 유일한 예쁨은 이 스탠드예요!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했는데, 내구성이 좋아서 오랫동안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 욕실
마지막으로 욕실을 소개해 드릴게요. 저희 집은 욕실과 세면대가 따로 분리되어 있는데요. 세면대와 복도 사이에 문이 따로 없어서 커튼으로 입구를 막아 분리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사진 속의 벽지는 제가 직접 시공한 건데요. 스페이스 테일러의 벽지를 사용했는데, 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올록볼록 울더라고요. 그래도 예뻐서 참 다행이에요.
이건 빈티지 무드를 내기 위해 제작해 본 액자입니다. 이케아의 액자에 제가 좋아하는 무드의 그림을 인화해서 붙였어요. 좋아하는 그림을 인화해 액자에 붙이는 방법은 제가 좋아하는 집 꾸미기 방법입니다. 생각보다 쉽고, 개성을 잘 살릴 수 있어서요.
이건 플로리스트로서 하나의 팁인데, 욕실에 꽃을 두면 촉촉한 습기를 머금게 되어서 꽃이 생각보다 오래간답니다. 직사광선이 비치지 않는 음지의 성격을 띠게 되기 때문에 절화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좋아 추천드려요.
집들이를 마치며
집에서 일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일과 생활의 분리가 되질 않다 보니, 집에 있어도 묘한 긴장이 흐르고, 오롯한 편안함이 덜합니다. 그래도 어느새 이렇게 생활한 지 2년 차. 처음엔 집이 아니라 일터로만 느껴졌지만, 이젠 조금씩 집이라고 생각하며 더더 편안해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언제나 자연과 함께 보내는 나날은 아름답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공간에서 살아가고, 일하면서 참 많은 아름다움을 목격하는 것 같아요.
부족한 솜씨의 집들이지만, 여러분께 잠시나마 즐거운 산책처럼 느껴지셨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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