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로 공개된 ‘일본도 살인’의 전말
지난 7월 한 남성이 일본도를 휘둘러 일면식도 없는 이웃을 살해한 가운데, 범행 당시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이 공개됐다.
3일 JTBC는 지난 7월 29일 오후 11시 22분께 서울 은평구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본도 살인사건’의 CCTV 영상을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피의자 37세 남성 백모 씨가 잠시 집 앞에 담배를 피우러 나온 피해자 김씨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가 메고 있는 골프 가방에는 일본도가 들어 있었다.
잠시 뒤 백씨로부터 어깨를 베인 김씨가 경비초소 앞으로 다급하게 달려왔다. 그는 울타리로 막힌 경비초소에서 경비원에게 다급히 신고를 부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씨가 칼을 들고 쫓아왔다. 김씨가 필사적으로 피하며 그만하라고 말리는데도 백씨는 계속해서 칼을 휘둘렀다. 당시 경비원은 신고하는 중이었다.
공격을 당한 김씨는 결국 휘청거리다가 쓰러지고 말았다.
피의자 백씨의 범행 직후 태연한 행적
CCTV에서 사라진 백씨는 잠시 뒤 집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온몸에는 피가 묻어 있었고, 일본도는 범행의 충격으로 휘어져 있었다.
그는 태연히 손에 묻은 피를 바라보거나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만지기도 한다. 이후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방 안에 있다가 별다른 저항 없이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자신을 미행한다고 생각했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폈다.
유족들은 여전히 슬픔에 잠겨 있다. 인터뷰에 응한 아내는 “아직도 안 믿어진다. 나 지금 바로 퇴근해서 돌아올 것 같은데 퇴근해서 올 것 같은데 어제도 안 돌아오고 집이 너무 싫다”고 했다.
피해자가 신고 직후 병원에 도착하기까지는 32분이 걸렸다.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는 이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숨졌다.
한편 유족의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는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살인이 철저한 계획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사건 당일 가해자는 담배를 피우러 나오는 피해자를 응시하며 범행 타깃으로 삼았고, 횡단보도가 바뀌자 피해자만 추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행 직후 현장에서 도주해 거주지에 숨었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 정상적 사물변별능력과 행위 통제력을 갖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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