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음식을 먹으면 ‘말짱 도루묵’ 아니냐고?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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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전, 운동 중, 운동 직후에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는 내용을 흔히 접하게 된다. 물론 운동의 종류에 따라 언제 에너지를 보충하면 되는지, 얼마나 보충하면 되는지에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완전한 공복 상태에서 시작해 운동 후까지 에너지 보충을 완전히 배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지점에서 의문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은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냐고, 에너지를 섭취하면 운동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고 묻는 것이다. 

합리적인 지적이다. 무엇이 됐든 운동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활동이다. 꾸준한 운동은 건강이라는 대승적 목적을 위한 것이며, 과도한 체중의 조절은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결실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 중 또는 전후에 뭔가를 먹는다는 것은 ‘기껏 소모한 칼로리를 다시 원상태로 돌리는 행위’가 아닌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이는 운동 성과 향상 및 회복 촉진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알아두어야 할 점을 살펴본다.

운동 중 소모되는 칼로리의 의미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하는지에 따라 소모되는 칼로리는 다르다. 이때 소모되는 칼로리는 해당 동작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신체가 저장돼 있는 에너지를 끌어다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30분 정도 중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한다고 하면 대략 200~300kcal를 소모한다. 같은 시간 동안 근력 운동을 한다면 대략 150~250kcal를 소모한다. 신체 조건과 실제 운동 강도에 따라 소모되는 에너지는 달라진다. 

여기에는 실제 운동 중 몸을 움직이기 위해 소모되는 에너지부터, 근육과 조직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대사 과정의 에너지까지 포함된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 모든 것을 포함하더라도 실제 운동으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소모량이 적은데, 추가로 뭘 더 먹으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는 의문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운동의 ‘본질적 목적’을 기억하라

운동을 통해 소모한 칼로리는 그저 흩어져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몸 속 장기와 조직의 대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심장을 비롯해 온몸으로 이어진 혈관의 상태를 조금씩 개선하기 위해 투자된 자원으로 이해해야 한다. 애당초 그것이 운동의 본질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오늘 무슨 운동으로 어느 정도의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계산하거나 기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말이 아니다. 자신의 운동량을 체크하고, 스스로 성취감을 얻거나 동기부여를 할 목적으로 기록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다.

다만, ‘운동으로 이만큼 소모했는데 이걸 먹었으니 0이 됐네’라는 산술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당신이 소모한 칼로리는 몸에서 ‘덜어진 것’이라기보다는 ‘투자된 것’이라는 관점을 이해해야 한다.

운동량과 음식 섭취량을 단순 계산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운동량과 음식 섭취량을 단순 계산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운동 중 에너지 보충의 의미

운동 중 소모되는 칼로리가 ‘투자’의 관점이라는 점을 이해했다면, 운동 전후 또는 운동 중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 역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좀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에너지 바 1개, 바나나 1개 정도를 먹는 이유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탄수화물 또는 근육 보호 및 회복을 위한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함이다. 적은 양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근육 및 조직의 대사가 보다 활발하게 에너지를 소모하도록 하는 마중물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같은 원리로, 운동 중 에너지 보충도 이해할 수 있다. 높은 강도의 운동을 수행하다보면 몸에는 피로 물질이 쌓이게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어느 시점부터는 운동의 효율이 떨어지게 되고, 투입한 노력 대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없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이다. 물이나 이온음료를 섭취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 관련 기사 : 운동, 시작부터 끝까지 ‘회복’에 신경 쓸 것 ]

주된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에너지

운동을 하는 주된 목적은 신체 기능을 강화해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소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운동 중의 칼로리 소모는 부가적인 효과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운동 중 몸이 지쳐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돼야 마땅하다. 

에너지가 보충되지 않은 채 높은 강도의 과부하가 계속 가해지게 되면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고갈되면서 운동 능력이 저하된다. 이때는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체중 감량 효과는 커질 수 있겠지만, 전체 대사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관점에서는 투입한 자원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이 된다.

물론, 운동 전후나 운동 중에 섭취하는 음식은 적당한 수준이어야 한다. 운동 성능을 유지하고 근육이 쉽게 지치지 않도록 중도 회복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인데, 칼로리가 너무 높은 음식을 섭취해버리면 본래 의미를 상실하게 돼 버린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위주로 적은 양만을 섭취하는 것이 포인트다. 

또한, ‘높은 강도’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운동 중 에너지 보충이 필요하다는 점에만 포커스를 맞춘 채, 저강도 또는 중강도 운동 중에 에너지를 추가로 섭취해버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강도라 함은 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고중량 운동, 근지구력 향상을 위한 고반복 운동, 혹은 장시간 이어지는 유산소 운동이나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등을 의미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가벼운 운동에는 물만 섭취해도 충분하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가벼운 운동에는 물만 섭취해도 충분하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운동 후에도 소모되는 칼로리

한바탕 운동을 마치고 나면, 신체는 움직임이 끝나고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운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를 계속 이어간다. 이를 ‘운동 후 산소 소비(EPOC)’라 한다. 쉽게 말해 운동을 마친 후에도 지속적으로 평상시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것이다. 수행했던 운동의 강도에 따라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2~3일 동안까지 에너지 소모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관련기사 : 애프터번, 칼로리는 계속해서 불탄다, 운동을 마친 후에도 쭉! ]

따라서 운동 후의 에너지 섭취는 이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운동 후 소모되는 에너지는 운동 중에 비하면 적겠지만,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활발한 신체 대사가 이루어진다는 본질은 같다. 즉, 이 과정에서도 몸이 지칠 수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수준의 에너지가 공급되면 좋다.

이때 섭취하는 에너지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은 소모된 글리코겐을 다시 충전하기 위해 사용되고, 단백질은 손상된 근섬유의 회복을 위해 사용된다. 운동 후 30분 이내에 단백질 쉐이크 또는 바나나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는 이유다.

이와 더불어, 운동하는 동안 상당량의 수분과 전해질이 손실되므로 운동을 마친 뒤에는 필히 수분을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중강도 이하 운동에서는 순수한 수분만 섭취해도 충분하며, 고강도 이상의 운동을 했다면 이온음료를 섭취해 전해질도 일부 보충해주는 편이 권장된다.

원초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꽤나 먼 길을 돌아왔다. 결론은, 운동 전후 또는 운동 중에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은 소모한 칼로리를 완전히 상쇄하거나 체중 감량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동 성과를 높이고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자기관리를 가능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운동 강도에 맞는 적절한 에너지 섭취는 필수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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