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동의 얻었던 거 아냐”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가 직접 입을 열었다.
지난 20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박제된 죄와 삭제된 벌-2024 집단 성폭행 사건’ 편을 방송했다. 방송은 지난 2004년 일어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뤘다.
해당 사건은 최근 한 유튜버가 가해자 44명의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나서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시 해당 유튜버는 사건 당사자인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사실은 달랐다.
피해자의 동생은 유튜브 영상이 올라온 후 직접 메일 보냈다며 “아직도 이 사건에서 지옥 속에 살아가고 있고 얘기를 꺼낼 때마다 힘들다고, 언니가 동영상 올라온 걸 모르는 것 같으니 삭제를 요청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그냥 이렇게 된 거 같이 이 사건을 한번 키워나가면 어떨까’였다고 한다.
‘피해자 동의 얻었다’는 말에 두려움 느껴…
동생은 “그래서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 무서웠다.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적혀 있지 않았나. 가해자들이 복수하는 건 아닐까”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피해자는 “저는 아직도 집 현관문을 닫을 때마다 수십 번을 확인한다. 잠들기 직전까지도. 이 사태가 커짐으로써 요즘에는 더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잘못한 게 아닌데 왜 제가 이렇게 해야 되나. 그게 좀 억울하다”면서 해당 유튜브 콘텐츠 이후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제작진이 “지금 나오고 있는 신상 공개와 관련된 것 중에 어떤 것도 직접 동의하신 콘텐츠가 없는 게 맞냐”고 묻자 피해자는 “영화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저한테 동의를 얻었던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영화 ‘한공주’와 tvN 드라마 ‘시그널’ 중 일부 에피소드는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다만 구체적인 작품명은 방송을 통해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 삼아 작품을 만들 때 피해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건을 다루는 드라마와 영화에는 자막을 통해 ‘지명, 인명 등이 실제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안내를 하고 있다.
다만 현재 피해자가 존재하는 실제 사건이 영화, 드라마를 통해 다뤄질 때 피해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법적 책임 소재를 떠나 도의적인 양해를 구하지 않은 것에 공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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