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알게 된 임신사실에 “모든 게 비참하고 막막해” 토로
임신 9개월 차에 임신중절수술을 받았다는 20대 여성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수술 후기를 담은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총 수술비용 900만 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에서 20대 여성 A씨는 “지난 3월쯤 생리가 멈춰 산부인과를 방문했을 때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호르몬 불균형 영향이라고 해서 별 의심을 하지 않았다”며 “그냥 살이 많이 쪘다고 생각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병원을 갔다”고 말했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생각해 내시경 예약을 한 A씨는 방문한 내과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를 찾은 A씨는 초음파 진료를 통해 자신의 뱃속에서 살아 숨 쉬는 태아의 존재를 확인하며 “보고도 안 믿겼다. 사실 지우고 싶어서 찾아간 병원이었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모든 게 비참하고 막막했다”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3곳의 병원을 추가로 방문하며 임신중절수술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봤지만 모든 병원에서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무심한 내 태도가 만든 결과에 죽어버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걸을 때마다 배가 불타고 칼로 찢기는 기분”
그런데 이후 장면에서 A씨는 병상에 누워 소변줄을 착용한 모습이었고 “당일 5시 바로 절개수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임신중절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가 수술을 진행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수술을 마친 그는 “전신마취에 하반신 마취까지 처음이라 무서웠지만, 모든 게 내 잘못이었다”며 “걸을 때마다 배가 불타는 것 같고 칼로 찢기는 기분이다. 혼자 힘으로는 아직 일어나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이후 영상에서는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A씨가 미역국을 먹고 병실을 걸어 다니며 몸을 회복하는 모습 등이 담겼지만 ‘태아’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A씨는 “내가 또 이곳에 진료받으러 오는 날이 있을까”라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해당 영상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임신 9개월 낙태 브이로그’, ‘임신 36주 차 낙태 브이로그’ 등의 제목으로 빠르게 확산했으며 이를 접한 누리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A씨의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올해 본 영상 중 가장 역겨운 영상이다. 기분이 더럽다”, “36주면 진짜 사람이나 마찬가지인데 이건 살인이다”, “뭐가 자랑이라고 영상을 찍어 올리냐”, “아이를 죽이고도 죄책감을 못 느끼는 모습을 보니 소름이 끼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제발 주작(做作)이기를 바란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여성들의 신체 변화에 보다 더 민감하고 잘 캐치하는 여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주작’ 가능성이 많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 여성 누리꾼은 “출산을 한 뒤 ‘낙태’로 어그로를 끄는 것 같다”라고 주장해 공감을 얻었다.
한편 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임신 중절을 한 여성과 이를 도운 의사 등을 처벌하는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낙태죄가 폐지되면서 임신중절수술은 사실상 합법화됐지만 현재까지 관련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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