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화재 사망자 22명 중 20명이 외국인 근로자…신원파악 어려움‘위험의 이주화’의 현실화 지적
경기 화성시의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인해 22명이 사망했다. 이 중 20명은 외국인 근로자였다.
노동계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장으로 몰리는, 이른바 ‘위험의 이주화’가 결국 현실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노동 단체들은 이번 사고가 단일 사고로는 가장 많은 이주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최악의 참사라고 지적한다.
지난 24일 사망자들은 화성송산장례문화원을 포함해 화성장례문화원, 함백산추모공원 등 5곳에 분산돼 안치됐다.
이날 오후 8시 40분쯤 송산장례문화원에는 중국인 A씨가 친형의 연락을 받고 이곳을 찾았다. 아리셀에는 A씨의 친형과 사촌 누나 2명이 일을 했다고 한다.
친형은 화재가 발생한 건물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근무해 화를 면했지만, 사촌 누나들은 연락이 끊겼다. 특히 작은 누나는 중국에 딸이 한 명 있다며 망연자실했다.
다만 A씨는 이곳에서 사촌 누나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다. 송산장례문화원에 안치된 5구의 시신 중 가장 먼저 발견된 60대 한국인 남성을 제외하고 다른 4구는 시신의 훼손이 심해 그는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경찰과 이주노동자들에 따르면 이날 숨진 22명 중 20명은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으로 왔다가 참변을 당했다. 사망자는 중국인이 1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 라오스인 1명, 국적 불명의 1명도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소방 당국은 사망자 대부분이 외국인이어서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후 시신에 대한 DNA 검사 등이 이뤄져야 정확한 신원 확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연락이 두절된 실종자가 1명 남아있어 소방 당국이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 명부가 불에 타버린 것도 수습 과정을 더디게 만든 요인이다. 특히 아리셀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의 경우 용역회사에서 필요할 때 파견받는 형태로 근무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호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작업자들이) 2층 출입구 앞쪽으로 대피했다면 인명 피해가 많이 줄지 않았을까 했는데 이분들이 놀라서 막혀 있는 (작업실) 안쪽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가장 많은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참사로 기록됐다.
2007년 2월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사고(10명 사망), 2020년 4월 한익스프레스 남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3명 사망)보다 더 많은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섹 알 마문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이 대부분 이런 위험 상황에 놓여 있다. 안전에 취약하다”고 했다.
정부는 이주노동자 희생에 대한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외국인 사망자 및 유가족 지원 등을 이해 해당국 주한 공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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