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가 34살에 그라운드에서 환하게 폈다. 데뷔골을 비롯해 3개의 도움까지 기록하며 A대표팀의 확실한 공격 자원으로 거듭났다.
지난 6일 주민규는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싱가포르와의 경기에 출전해 한국의 7-0 대승을 도왔다.
전반 20분 헤더 추가골을 터뜨린 데 이어 이강인의 두 골, 손흥민의 골까지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후반 12분 황희찬과 교체돼 물러날 때까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2차 예선 C조에서 4승 1무 승점 13점을 기록하며 오는 11일 중국과 6차전 홈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위로 3차 예선에 향하게 됐다.
1990년 4월 13일생인 주민규는 A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3월 태국과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 4차전을 앞두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득점을 올리지 못한 주민규는 A매치 3번째 경기였던 싱가포르전에서 결국 데뷔골에 성공했다. 전반 20분 김진수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상대 왼쪽 골문을 겨냥한 헤더로 마무리했다.
1950년 고(故) 김용식 선생이 39세 274일의 나이로 1950년 4월 14일 홍콩과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것에 이어 주민규는 만 33세 343일로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주민규는 포스트플레이뿐만 아니라 미드필더 지역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윙어 배후 침투를 끌어내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지난 2021년, 2023년 두 차례 K리그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는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에게 외면당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러다 마침내 황선홍,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에서 기회를 잡아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주민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전엔(3월 A매치 당시) 처음이다 보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대표팀에 녹아들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들어올 때는 좀 더 내 것을 보여줘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고 들어왔다”며 “오늘 경기에 임할 때 나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주민규는 김도훈 감독의 말이 많이 와닿았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께서 미팅을 통해서 말씀하시는데 ‘대표팀 은퇴라는 게 안 불러주면 은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말이 정말 정말 와닿았고 정말 내 축구 인생에 있어서 ‘오늘이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간절하게 뛰었다. 그 간절함이 데뷔 골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데뷔골을 터뜨린 주민규는 이제 한층 더 자신감을 가지고 그라운드에 설 수 있게 됐다.
그가 2년 뒤에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더 넓은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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