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피부 생검(skin biopsy)으로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은 운동을 조절하는 뇌 부위에서 분비되는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 생산 세포가 소실되면서 근육 경직, 몸 떨림, 느린 동작 같은 운동 장애가 나타나는 중추신경계 질환이다.
신경 신호 전달을 돕는 단백질 알파-시누클레인이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에 쌓여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Beth Israel Deaconess) 메디컬센터 자율·말초신경 장애 실장 로이 프리먼 박사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주범으로 알려진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을 간단한 피부 생검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1일 보도했다.
파킨슨병 뿐 아니라 루이소체 치매(DLB), 다계통 위축증(MSA), 순수 자율신경 부전(PAF) 등 알파 시누클레인 응집과 관련된 진행성 신경 퇴행 질환인 시누클레인병증(synucleinopathy) 모두를 피부 생검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시누클레인병증 중 하나로 진단된 428명을 대상으로 목, 무릎, 발목 등 3개 부위의 피부 3mm를 채취, 생체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 환자의 93%, 루이소체 치매 환자의 96%, 다계통 위축증 환자의 98%가 피부 생검에서 비정상 알파-시누클레인이 검출됐다.
이에 비해 시누클레인병증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의 피부 생검에서는 3%만이 비정상 알파-시누클레인이 발견됐다.
피부 신경세포에 알파-시누클레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지만, 간단한 피부 생검으로 이처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파킨슨병을 비롯한 모든 시누클레인병증은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지만 아주 초기 단계에서도 알파-시누클레인이 발견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뇌의 병변인 시누클레인병증을 피부 검사로 조기 발견할 수 있다면 효과가 좋은 치료제의 개발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 협회(AMA) 저널(JAMA)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