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 맥주도 아니다…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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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간편식 / 연합뉴스

계획대로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되는 건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우연과 필연은 기이하게 조합되며 삶의 진로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어댄다. 편의점 회사 ‘홍보맨’인 유철현 씨도 어쩌다 보니 회사에 취직했고, 또 어쩌다 보니 책까지 내게 됐다.

유씨가 펴낸 신간 ‘어쩌다 편의점’은 그런 우연과 필연의 결과물이다. 저자가 편의점 회사에서 일하며 알게 된 사실, 만난 사람, 겪은 일화를 적었다.

책을 들춰보면 흥미로운 정보가 적지 않다. 책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일 년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컵얼음’이다. 연간 5억개 정도 팔린다고 한다.

처음부터 잘 팔렸던 건 아니다. 컵얼음은 커피·홍차 등 아이스 음료를 위해 2000년대 후반 업계가 내놓은 보조상품이었다. 그런데 맥주·콜라를 포함한 거의 모든 음료와 찰떡궁합을 이루며 점점 시선을 끌더니 급기야 2013년 전체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그 이후로 왕좌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각김밥도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는 단골 메뉴다.

삼각김밥은 1992년 첫 등장했을 때만 해도 판매량이 미미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바삐 출근하는 직장인, 주린 배를 부여잡고 학원에 등원하는 학생들의 ‘간편식’으로 인기를 얻으면서다.

편의점에는 물건만 있는 건 아니다. 그곳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있다. 고단한 자영업자인 편의점주, 시급 9천860원을 받고 일하는 알바생, 히트상품을 고민하는 MD(상품기획자),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바쁜 걸음으로 가게에 드나드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책에서 펼쳐진다.

“이렇게 1,000원짜리 삼각김밥 하나가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데까지는 어림잡아 최소 100여 명의 손길을 거치게 되니 감히 고귀하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지금 나는 달랑 삼각김밥 하나 먹고 있지만 그 한입에 누군가의 열정, 또 한입에 누군가의 정성, 또 한입엔 바로 우리의 인생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돌베개. 299쪽.


돌베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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