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종이에요?”…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시고르자브종’입니다 [함께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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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르게 생긴 시고르자브종(시골 잡종을 귀엽게 부르는 말) 남매·자매견들이 가족을 찾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BIGANDT.COM-shutterstock.com

애완동물 세계에도 계급이 있다. 특히 개를 입양하는 사람 중 가장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건 역시 혈통이 분명한 순종견이다. 순종견은 입양 시 차 한 대 값이 들 정도로 몸값이 높다. 다이아몬드 수저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여러 견종이 섞인 믹스견은 흙수저에 속한다. 이런 믹스견들은 유기견 보호소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많은 이들이 순종견을 선호하는 이유는 대부분 외모와 그 특이성 때문이다. 요즘은 개를 데리고 어딜 가도 “무슨 종이에요?”라는 질문이 곧 인사다. 아직 믹스견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믹스견 보호자들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심하면 자신의 개를 창피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를 액세서리처럼 자랑하거나 대회에 나가도록 훈련시킬 목적이 아니라면 견종은 크게 의미 없다. 개를 입양한다는 건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믹스견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다. 믹스견들은 같은 어미의 배에서 나와도 모두 다른 성격과 외모를 지닌다. 강제 교배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유전병에 걸릴 위험도 현저히 적다.

자매견 강아지들 / 여수시 유기견 보호소 인스타그램
남매견 강아지들 / 여수시 유기견 보호소 인스타그램

오늘의 주인공들은 아직 이름도 붙여지지 않은 강아지 네 마리다. 아이들은 겁이 있지만 모두 온순한 성격을 지녔다.

유기견 강아지들 / 여수시 유기견 보호소 인스타그램

각각 흑임자 가루와 콩가루를 묻혀 놓은 듯한 이 자매는 지난 8일 보호소에 입소했다. 아이들의 매력 포인트는 억울한 듯 축 처진 눈매에 길고 둥글둥글한 입매다.

아이들은 사람을 좋아하지만 겁이 많은 성격 탓에 조금 소심한 편이다. 성별은 둘 다 여자아이고 태어난 지 60일도 안 된 것으로 추정된다. 몸무게는 흑임자 같은 아이가 2.5kg, 인절미 같은 아이가 2.1kg이다.

여수시 유기견 보호소 인스타그램
여수시 유기견 보호소 인스타그램

바둑이, 민들레 홀씨가 떠오르는 이 남매도 지난 12일 보호소에 입소했다.

이 아이들은 공고 기간이 지난 지 오래지만 아직도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별은 바둑이 같은 아이가 남자아이, 민들레 홀씨 같은 아이가 여자아이다. 3개월령으로 추정되는 아이들의 몸무게는 둘 다 약 4kg이다.

아이들에 대한 입양 문의는 여수시 유기견 보호소 전화번호(061-659-2474)로 연락하면 된다. 문의할 때 공고 번호와 특징을 말해주면 더 쉽게 안내받을 수 있다.

다음은 보호소에서 희망하는 입양 조건이다.

▲15년 이상 살아갈 아이들입니다. 지금 당장의 귀여운 모습 혹은 단순한 동정심으로 입양하지 말아 주세요. 신중하게 고민하신 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입양 결정해 주세요

▲얼마나 클지 알 수 없어요. 크기에 예민하지 않은 분.

▲면역력 약한 꼬물이라 아플 수 있습니다. 아프더라도 치료해 줄 수 있는 경제력 충분한 가족.

▲백지 같은 퍼피예요. 처음부터 가르쳐주셔야 합니다.

▲실외견으로의 입양 불가능. 반려인과 함께 실내에서 거주해야 합니다.

[함께할개] 위키트리는 유기견·유기묘 보호소 등에서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 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유기 동물 소개 코너 ‘함께할개’를 운영합니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에 함께해 주세요. 제보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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