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지난해 연 1%대 저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분기보다 0.6% 늘었다.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 4분기 수출 급감의 여파로 0.3% 역성장했다가 지난해 1분기(0.3%)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2분기엔 0.6%, 3분기엔 0.6% 성장했다. 4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이 1.4%를 기록하게 됐다.
한은과 정부의 예상치(1.4%)에 부합하는 수치라곤 하지만, 연 1%대 성장은 한국 경제가 사실상 처음 경험하는 것과 다름없다.
석유파동 때인 1980년(-1.6%),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0.7%)엔 한국 경제가 역성장했다. 건국 초기인 1956년(0.6%),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엔 0%대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두 대형 경제위기 이슈가 발생한 해들이란 점을 고려하면 성장률이 2% 미만을 기록한 것은 1954년 이후 사실상 처음이란 말이 나온다.
다행히 올해는 성장세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2.1%로 내다본 바 있다. 지난 11일에도 올해 연간 성장률이 해당 수준에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전망을 보면 올해 2%대 성장하는 선진국은 한국이 유일하다. 다른 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보다 낮다. 그렇더라도 2% 초반 성장이 잠재성장률 범위에 해당한단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 터널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에 충분하다.
민간 전망은 정부 예측보다 암울하다. 2년 연속 1%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곳마저 있다. LG경영연구원은 1.8%, 신한투자증권은 1.7%를 성장치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