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음식에 습관적으로 소금을 넣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음식에 소금을 넣는 빈도가 높을수록 만성 신장 질환(CKD)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툴레인대 공중보건·열대의학 대학원 루 치 교수팀은 29일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영국인 46만여 명의 생활 습관·건강 데이터를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소금을 넣는 빈도가 높을수록 만성 신장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트륨 섭취는 체액 균형 유지와 영양소 흡수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필수적이지만 과다 섭취할 경우 고혈압을 일으키고 고혈압은 만성 신장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스스로 밝힌 음식에 소금을 첨가하는 빈도와 만성 신장 질환 위험 간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이 연구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영국인의 유전자, 생활 습관, 건강정보, 생물학적 표본 등 바이오의학 데이터가 담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여한 37~73세 46만 5288명을 평균 11.8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는 2006~2010년 등록한 만성 신장 질환이 없는 사람들로 평균 연령은 56.3세였고 여성 참가자가 54.8%(25만 5102명)였다.
참가자들은 초기 조사 때 ‘음식에 소금을 넣나요?'(요리에 사용되는 소금은 제외)라는 질문에 ‘전혀/거의’ (never/rarely), ‘가끔'(sometimes), ‘보통’ (usually), ‘항상’ (always), ‘답하고 싶지 않음’ (prefer not to answer) 중 하나를 선택했다.
연구팀은 그룹별로 만성 신장 질환 발생을 추적하고, 나이, 성별, 인종·민족, 체질량 지수(BMI), 신장 여과 기능을 나타내는 사구체 여과율(eGFR), 흡연·음주 여부, 신체활동, 당뇨병, 심혈관 질환, 고혈압 등 다른 요인을 고려해 소금 첨가 빈도와 만성 신장 질환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추적 기간에 만성 신장 질환에 걸린 사람은 2만 2031명이었고, 음식에 소금을 첨가하는 빈도와 만성 신장 질환 위험 증가 사이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금 첨가 빈도가 높은 사람들은 빈도가 낮은 사람들보다 BMI가 높고 eGFR이 낮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음식에 소금을 ‘가끔’ 넣는다고 답한 그룹은 ‘전혀/거의’ 넣지 않는다고 답한 그룹보다 만성 신장 질환 위험이 4% 높고, ‘보통’ 넣는다는 그룹은 7%, ‘항상’ 넣는다는 그룹은 11%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소금 첨가 빈도와 만성 신장 질환 위험 간 연관성은 eGFR이 높고 BMI가 낮거나 신체 활동 수준이 낮은 사람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사람들이 스스로 밝힌 소금 첨가 빈도가 높을수록 만성 신장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일반 인구 수준에서 보여준 첫 연구라며 식탁에서 음식에 소금을 넣는 빈도를 줄이는 게 만성 신장 질환 위험을 낮추는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