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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신작, 현재 한국 쑥대밭 만들고 있는 충격적 이유

해석과 분석 폭발… ‘그어살’ 개봉 이후 더 거세진 ‘리뷰 논쟁’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를 공개하기 전에도 뜨거웠지만, 공개하고 나니 더 뜨겁다.

25일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둘러싼 관객들의 분석과 해석이 그야말로 ‘폭발하고’ 있다. 각종 영화 관련 게시판에서는 영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담은 리뷰가 넘친다. 어느 한 방향으로 규정할 수 없는 다채로운 반응의 총합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10년 만의 신작이라는 사실을 넘어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는 ‘문제적 작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 제국주의에 대한 무비판적 태도 VS 전쟁을 반대하는 이야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개봉 당일 하루에 25만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개봉한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고치다.

높은 관심은 사전 예매율로 이미 드러났다. 개봉 전 예매관객이 30만 명을 돌파하면서다. 상영 이틀째인 26일 오후 4시 현재 예매관객은 19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이 많다는 의미다.

다채로운 리뷰가 쏟아지면서 영화를 빨리 확인하려는 관객의 마음도 바빠지는 가운데, 발빠르게 영화를 본 관객이 꺼내 놓는 초기 반응은 대체로 3가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단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반전'(反戰), ‘생명’과 ‘생태, ‘평화로운 공존’ 등 감독이 오랜 시간 여러 작품에서 줄곧 견지해오면서 뜨거운 지지를 얻은 메시지가 이번에도 녹아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그걸 풀어내는 방식이 지나치게 분절되면서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른 쪽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 국가인 일본의 입장에 치우친 시선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전쟁을 일으킨 국가로서 힘없는 주변 나라들을 식민지로 지배해 피흘리게 만들었는데도 그 역사적인 과오가 생략된 듯한 시각에 대한 차가운 비판이다.

영화의 배경이 1940년대 초반인 사실을 감안할 때 제국주의로 점철된 당시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은유적으로 묘사하는 것까지 이해할 수 있지만, 응당 필요한 전범 국가로서의 책임감 혹은 반성의 분위기를 쉽게 찾이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주요 등장인물들이 얽힌 설정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이어진다. 특히 주인공 소년 마히토가 전쟁 공습으로 인한 병원 화재로 엄마를 잃고 1년 뒤 전쟁을 피해 아빠와 함께 엄마의 고향으로 가서 만나게 되는 새엄마의 존재가 관객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던지고 있다.

전쟁 물품을 만드는 군수 공장을 운영하는 마히토의 아빠가 결혼하는 상대가 다름 아닌 죽은 부인의 동생이기 때문. 다만 2023년의 시선으로 그 관계를 바라보면 의아하고 불편할 수 있지만, 극의 배경인 1940년대 중반의 시대 상황에 비춰본다면 그리 낯선 일은 아닐 수 있다는 반대의 의견도 뒤따른다.

● 폭발한 리뷰, 영화 향한 궁금증 증폭 효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쏟아지는 다양한 리뷰는 영화에 대한 관심이 얼마만큼 뜨거운지 확연히 드러낸다. 영화가 공개된 직후 ‘호불호가 갈린다’는 반응을 얻고 있지만, 한편으론 작품에 대한 갖가지 해석과 분석 등 리뷰가 넘치면서 직접 영화를 확인하려는 관객의 발길도 빨라지고 있다.

리뷰가 쏟아지는 상황은 그만큼 감독이 영화에 숨겨놓은 ‘해석의 여지’가 풍부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주인공 마히토가 미스터리한 왜가리를 따라 당도한 탑에서 만나는 다른 세상, 이른바 ‘이세계'(異世界)는 감독이 진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함축적이면서도 은유적으로 응집한 세계다.

상처입고 굶주린 펠리컨, 칼을 든채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려는 제복 입은 앵무새 군단, 큰 할어버지가 조심스럽게 쌓아올리는 돌탑 등은 제국주의에 빠진 전범 국가 일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감독이 바라는 미래를 함축한다. 다만 그 함축과 상징의 언어들이 설득력있게, 매력적으로, 압도적으로 해석되지 않는 점은 이 영화의 ‘결정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 등 OTT를 통해 공개된 감독의 대표작들을 다시 챙겨보면서 ‘하야오 세계’에 흠뻑 취한 관객이라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실망할 수도 있다.

과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스코어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개봉 당일 25만명을 동원한 후광 효과는 첫 주말인 27일~29일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장기 흥행으로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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