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이병헌 “관객이 극장에 오도록, 영화인 모두 힘을 합쳐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만큼 극장이라는 공간을 좋아하는데 영화인들 모두 예전처럼 관객이 극장을 많이 찾는 상황이 돌아올 수 있도록 힘을 합쳤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이병헌이 5일 부일영화상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남우주연상을 받고 내놓은 말이다. 최근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어든 상황에 대한 배우로서의 고민이자, 다시 극장으로 관객을 불러 모아야 한다는 영화인으로서의 절박한 바람의 표현이다.
이병헌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제32회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이병헌의 남주우연상을 포함해 작품상, 촬영상(조형래 감독), 올해의 스타상(박보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부일영화상 최다 부문 수상작이다.
● “더 좋은 이야기, 좋은 캐릭터, 좋은 감정으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지난 8월 개봉한 재난 블록버스터다. 거대한 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 단 하나의 아파트만 남았다는 설정으로, 재난 그 이후 극한의 공포가 몰아닥친 상황에서 살아가는 인간군상을 그렸다. 한국 사회의 상징적인 공간인 아파트를 무대로 재난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생존자들이 뒤엉켜 벌이는 이야기로 384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병헌은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를 지키면서 외부인으로부터 주민들을 이끄는 주인공 영탁을 소화했다. ‘연기력’에 관한한 관객과 시청자를 단 한번도 실망시킨 적 없는 이병헌은 이번 영화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병헌은 이날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받고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준 엄태화 감독님과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이번 영화를 작업한 동료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예년 같았으면 관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극장 빅시즌 여름과 최근 추석 연휴에 극장 관객이 급감한 상황에 대한 배우로서의 고민과 걱정, 책임감을 함께 꺼냈다.
이병헌은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OTT로 영화를 보는 상태이기에 모든 영화인이 영화를 개봉하면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콘크리트 유토피아’는)많은 분이 극장에서 봐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처럼 관객이 극장을 많이 찾는 시기가 돌아올 수 있도록 자신을 포함한 모든 영화인이 힘을 합치길 바랐다. 먼저 앞장서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이병헌은 “저도 다음에 좋은 이야기, 좋은 캐릭터, 좋은 감정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앞서 토론토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하와이 국제영화제, 시카고 국제영화제, 판타스틱 페스트, 취리히 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돼 해외 관객과 만나고 있다.
내년 3월 열리는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대표작으로도 출품돼 현재 최종 후보 선정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