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힙합 진짜 망했나”…스윙스, 10만원 콘서트 티켓 안팔리자 5천석 ‘무료’ 전환

715

래퍼 스윙스가 자신이 대표로 재직 중인 레이블 AP ALchemy(AP 알케미) 콘서트 티켓 판매율이 저조하자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2023년 6월 3일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AP ALCHEMY COMPILATION CONCERT IN SEOUL’ 콘서트가 개최됩니다. AP 알케미 콘서트는 스윙스, 기리보이, 키드밀리, 그냥노창, 블랙넛, 한요한, 칠링호미 등 유명 래퍼가 다수 참석하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해당 공연은 150여분 가량 진행되며, 당초 전석 99,000원으로 책정됐습니다. 해당 공연장은 총 5000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곳이었지만, 예매 오픈 이틀째인 13일 오전 9시 기준 4,101석이 공석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티켓 판매율이 기대에 미치지 않자, 스윙스는 지난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영상을 게재하며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10만원짜리 초대형 콘서트 1천석도 못 판 스윙스, 결국 ‘공짜’로 전환했다

2023년 5월 18일 스윙스는 “6월 3일 AP 콘서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내 불찰이 있었다. 지금 공연 판매 현황을 봤을 때 이상적이지가 않다. 그래서 책임을 지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공연을 취소하고 난 잠적할 거다’라고 할 줄 알았느냐. 아니다. 무료로 바꿀 거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 돈 안 받는다. 그냥 여러분들 놀러와라. 지금 그러면 돈 낸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 그분들께 제일 감사해서 당연히 환불을 하고 자리까지 원래 사놓으셨던 것 그대로 확보해 드릴 거다. 꼭 오시라”라고 파격적인 무료공연 계획을 밝혔습니다.

끝으로 스윙스는 “5천 명이 무료가 되는 거냐고? 맞다. 그냥 내가 쏘겠다. 안전한 신발 신고 물 많이 들고 오시라. 대신 약속 하나만 해주셔야 한다. 앨범 많이 듣고 오셔야 한다. 노래 숙지가 돼야 재밌다. 우리 서로 핑퐁을 칠 수 있다”라며 공연 준비를 당부했습니다.

이어 스윙스는 “자 이제 나의 약속 이야기할게요. 올해 내가 생각했던 우리의 가치는 전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부조화가 일어났죠. 나는 자존심이 상했어요. 왜 상했냐? 내가 똑바로 못 봐서”라며 시장조사에 실패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그래서 내년에는 난 자존심도 세니까 우리의 가치를 그만큼 끌어올릴 거야”라며 굳은 다짐을 알렸습니다. 스윙스는 “특히 내가 열심히 할 거니까 지켜봐 주시고, 만약에 우리의 가치가 정말로 올라간다면 그때 편하게 오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년에는 유료로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하고 싶어요. 그때 우리 가치가 내가 생각하는 만큼 올라가 있다면 그때는 꼭 와 주세요. 우리가 좋으면 그때는 꼭 와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스윙스는 “CEO로서, 남자로서, AP 대표로서 내 동생들이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약속해요. 가치 끌어올릴게요. 내년 1년 뒤까지”라며 재차 강조했습니다.

스윙스는 가요계 대선배이자 소속사 피네이션을 운영하고 있는 싸이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 와중에 제일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냐면 우리 피네이션 대표이자 레전드 싸이 형님이에요. 20년 넘게 이런 규모 이상의 공연들을 도대체 몇 번을 매진을 시키고 밤새 공연 몇 번을 하신 건지 그 체력 누가 따라가요”라고 존경하는 마음을 표했습니다.

그는 “반면 난 지금 여기서 허우적대고 있어. 내 정확한 주제를 내가 알기 돼서, 이 겸손 수업을 받게 돼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너무 감사합니다. 6월 3일 무료로 오세요. 신청할 방법 곧 알려드릴게요. 즐겁게 봅시다. 노래 많이 들어요”라고 전했습니다.

비록 좌석의 4분의 3가량을 판매시키지 못한 것은 스윙스의 착오가 맞지만, 과감하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책임을 지며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려는 스윙스의 모습에 많은 누리꾼들은 호평을 보냈습니다. 

해당 소식에 누리꾼들은 “매할려고 들어갔더니 갑자기 매진 뜨길래 위메프 운영 개 엉망이네.. 이러면서 욕했는데 와… 이 형은 진짜 존나 멋있다…;; 신청해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아니 형 취소할줄알고 표 환불했는데” ,”위기를 기회로” ,”근데 힙합 시장이 진짜 많이 죽었나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한국 힙합은 진짜 망했을까?

스윙스 콘서트의 부진 외에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국 힙합이 망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소위 ‘국힙망론’. 한국 힙합이 망했다는 말에 동의하는 분들은 여러 가지 근거를 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근거는 Mnet ‘쇼미더머니’의 부진입니다. 예전 같지 않은 음악, 래퍼들을 향한 부정적 시선 역시 ‘국힙망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편적인 조각들로 한국 힙합이 망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반박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럼 진짜 한국 힙합은 망했을까요? 동조하는 측의 주장과 반박하는 측의 주장을 정리하면 ‘한국 힙합은 망했다’는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먼저 한국 힙합이 망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를 정리해봤습니다.

폐지설까지 불거진 ‘쇼미’의 부진

Mnet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가 한국 힙합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충분히 좋은 음악을 가지고 있지만 대중들에게 덜 알려진 래퍼들은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대중성을 확보하고 음악 활동을 지속할 원동력을 얻습니다.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래퍼들 역시 잠재력이 높은 래퍼를 발굴하고 자신의 소속사로 영입하며 힙합신의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방송된 ‘쇼미더머니’ 시즌 11은 역대 최악의 부진을 겪었습니다. 예능적 재미와 음악적 성취 사이에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표류했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시즌이 오래될수록 많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쇼미’ 시리즈의 역시 전성기였던 201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폐지설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처럼 강하게 반응이 왔던 적은 없습니다. 특히 Mnet의 연간 편성표에서 ‘쇼미더머니’가 아닌 힙합 신규 프로그램이 편성될 예정이라고 표시되어 ‘쇼미더머니 폐지설’은 힘을 얻었습니다. 물론 Mnet측은 아직 ‘쇼미더머니’ 폐지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쇼미더머니’의 폐지설이 그럴듯하게 보인다는 뜻은 바꿔 말하면 한국 힙합이 더 이상 대중들에게 매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큰 틀에서 보면 힙합 역시 ‘대중음악’입니다. 대중음악이 대중성을 잃고 대중들에게 외면받으면 더 이상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일리네어·하이라이트·VMC, 굵직한 레이블의 연이은 해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국힙의 전성기’에는 여러 아티스트가 모인 레이블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더 콰이엇·도끼·빈지노 세 명의 래퍼로도 무게감을 과시한 일리네어 레코즈, 팔로알토·허클베리 피·레디·G2·스월비 등 뚜렷한 개성의 아티스트들이 뭉친 하이라이트 레코즈, 딥플로우를 주축으로 넉살·QM·로스 등이 속했던 VMC 등이 대표적입니다.

2023년 5월 현재, 일리네어·하이라이트·VMC는 모두 해체됐습니다. 일리네어의 세 아티스트는 뿔뿔이 흩어졌으며 하이라이트 소속 아티스트들도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VMC는 레이블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다시 크루로 돌아갔습니다. 언더신에서 소규모로 활동하는 크루와 달리 이들은 미디어에도 활발하게 노출됐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결말은 결국 해체였습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레이블마저 해체됐다는 사실은 힙합신이 현재 위기를 맞이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전성기를 누렸지만 해체되지 않은 레이블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정은 비슷합니다. 다이나믹 듀오의 아메바 컬쳐, 스윙스의 인디고 뮤직은 소수의 인원으로만 움직이고 있습니다. 브랜뉴 뮤직은 현재 힙합 레이블보다는 일반 연예 기획사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그나마 박재범이 이끄는 AOMG, 하이어 뮤직 정도만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부터 힙합은 안 멋져 “

한국 힙합이 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근거는 과거에 비해 가사나 음악의 수준이 깊지 않다는 것입니다. 과거 에픽하이, 리쌍, 드렁큰 타이거, 빈지노, 다이나믹 듀오 등의 음악을 향유했던 분들은 최근 래퍼들이 발매하는 노래에 공감하지 못합니다. 총과 마약, 여자, 돈 등이 등장하는 ‘스웨그’성 가사나 가상의 헤이터에게 음해 받는 자신을 변호하는 가사는 쉽게 공감을 사기가 어렵습니다.

음악이 아닌 래퍼들이 보여주는 모습 역시 대중들과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대마초 등 마약 흡연, 음주운전, 병역 면탈 등 일부 래퍼들은 연예면보다 사회면에 더 많이 등장하고 사진이 찍히는 장소는 무대 위가 아닌 법원 출입구입니다. 힙합이 지향하는 가치 중 하나는 자유로움이지만 일부 래퍼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자유가 아닌 ‘방종’에 가깝습니다. 

이 같은 시선을 함축한 표현이 있습니다. ‘쇼미더머니10’ 머드 더 스튜던트의 무대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가수 이찬혁이 뱉은 ‘어느새 부터 힙합은 안 멋져’라는 구절입니다. 이찬혁은 티빙 ‘서울 체크인’에 출연해 “힙합이라는 장르보다는 모든 게 빠르고 유행처럼 지나가고 멋진 걸 찾기가 힘들다는 메시지였다”고 설명했지만 많은 대중들은 이 말 자체에 공감했습니다.



한편 스윙스도 최근 유튜브 채널 ‘나몰라패밀리 핫쇼’에 출연해 이찬혁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당시 다나카는 스윙스에게 “이찬혁 그 친구가 힙합이 안 멋지다고 했다”며 과거 이찬혁이 Mnet ‘쇼미더머니 10’에서 부른 노래를 언급, 이에 스윙스는 “그 친구는 생각이 좀 많이 필요하다. 걔는 좀 많이 커야 한다. 가끔 사람이 빠가야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저작권자 ⓒ살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 및 보도자료 qrssaw@naver.com]

+1
0
+1
0
+1
0
+1
0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