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혼성기동대 논란
여경 갑질 의혹에 일부 전출
경찰청 “갑질 사실 아냐”
경찰청은 올해 초 남녀 경찰관이 함께 근무하는 혼성기동대를 전국 7개 시도경찰청에 추가 설치했다. 수도 서울의 서울경찰청도 포함됐는데, 이곳에서 창설 취지와 다르게 남녀 갈등이 불거져서 일부 여경이 전출을 가게 됐다.
최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61기동대 소속 여성 경찰관 6명 중 4명이 전출을 요청해 모두 다른 기동단으로 옮겼다고 한다. 61기동대는 남성 기동대원 74명, 여성 기동대원 6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2월부터 혼성기동대로 시범 운영되어 오고 있으나, 석 달 만에 난관에 봉착했다.
전출 사건의 발단이 된 건 직전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경 갑질’ 폭로였다. 지난 8일 새벽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경찰청에 근무한다고 밝힌 작성자는 61기동대 소속 여경들의 갑질을 고발했다.
작성자는 “우리 여경 사우들은 건물 미화 도와주시는 주무관들과 화장실, 샤워실을 같이 쓴다. 이 대단한 여경 사우들이 주무관들이랑 공용공간 같이 못쓰겠다고 했단다”며 “얼마 전엔 주무관들이 화장실을 못 사용하도록 비밀번호를 바꾸고 알려주지도 않았단다”고 적었다.
이 글은 빠른 속도로 다른 커뮤니티에 퍼져나갔고, 누리꾼들은 언급된 여경들을 향해 악성 댓글을 쏟아냈다. 이 사태를 인지한 일부 여경은 상부에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몇몇 누리꾼들은 “여경의 병가로 남경들은 과로에 시달린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감찰에 나섰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폭로 글은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달 내부 시설 공사 문제로 비밀번호를 바꿨고, 주무관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주무관들 역시 이를 문제 삼지 않아 비밀번호를 바꾼 여성 대원이 주의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됐다고.
경찰 측의 해명이 나오고 해당 여경의 인사발령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부는 “경찰의 입장 믿지 않는다. 보통 이런 경우 내부고발자들의 말이 맞다”, “여경 덮어주려고 경찰이 수 쓰는 거 다 보인다”, “남경들 진짜 불쌍하다” 등 여전히 여경을 손가락질했다.
반면 “사실과 상관없이 여경을 몰아세운 작성자를 처벌하라”, “어떻게 해서든 여경 욕 먹이려고 거짓말 올리는 남경 수준”, “이때다 싶어서 여경 욕하는 남자 누리꾼들 졸렬하다”, “주무관들이 괜찮다는데 왜 남들이 갑질이라고 하는지 원” 등의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