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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백 2명 초장에 경고 줘” K리그 녹취 소름…실제 경기서 정말 ‘둘 다 경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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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K리그2 경기 하나가

3년 만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단순한 오심 논란이 아닙니다.

경기를 앞두고 심판위원회 고위 관계자로 지목된 인물이 주심에게 특정 팀에 유리한 판정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담긴 녹취가 공개됐는데요.

그 안에는 상대 팀 중앙수비수 2명에게 경기 초반 경고를 주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실제 경기를 확인해 보니 더 놀라운 사실이 나왔습니다. 정말 상대 중앙수비수 2명이 전반에 경고를 받았습니다.

물론 이 두 경고가 녹취 때문에 나온 판정이었다는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현재 내부 조사에 착수한 만큼 이 부분은 반드시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부산 플레이오프 가게 하면 안 돼”…

대체 무슨 경기였나

처음 녹취가 공개됐을 때는 정확한 경기와 구단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후속 보도를 통해 문제의 경기로 지목된 매치가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2023년 11월 26일 부산 아이파크와 충북청주FC의 K리그2 정규리그 최종전입니다.

당시 부산은 리그 1위였습니다. 충북청주를 꺾으면 다른 경기 결과를 볼 필요도 없이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자동 승격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기 전 심판위원회 고위 관계자로 지목된 인물이 해당 경기 주심에게 부산이 플레이오프로 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즉 부산이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바로 K리그1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유리한 판정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더 놀라운 건 ‘경고 주는 방법’까지

나왔다는 점

단순히 “잘 봐줘라” 수준에서 끝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공개된 녹취에는 상대 중앙수비수 2명에게 경기 초반부터 경고를 주면 편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이 등장합니다.

축구에서 센터백이 전반 초반부터 옐로카드를 안고 뛰는 건 상당한 부담입니다.

한 번 더 경고를 받으면 퇴장이라 이후 태클이나 몸싸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소름 돋는 대목이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 경기에서도 센터백 2명이 전반 경고를 받았다.

SBS가 당시 경기를 다시 확인한 결과 충북청주의 중앙수비수 2명이 실제 전반에 경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에서는 상대 중앙수비수 2명에게 초반 경고를 주자는 취지의 이야기가 나왔고, 실제 경기에서도 상대 중앙수비수 2명이 전반에 옐로카드를 받은 겁니다.

이 부분 때문에 이번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정말 중요합니다.

‘말한 내용과 실제 상황이 겹쳤다’는 것과 ‘그 말 때문에 경고를 줬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까지 두 판정이 녹취 속 요구 때문에 내려졌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축구협회 조사가 필요한 겁니다.

“200만원짜리 보너스 줄게”…

현금 200만원 이야기가 아니었다?

녹취에는 또 하나 상당히 민감한 내용이 있습니다. 경기를 잘 마무리하면 ‘200만원짜리 보너스’를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입니다.

처음 이 부분만 보면 현금 200만원을 주겠다는 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후속 보도에서는 다른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당시 승강 플레이오프 주심 수당이 200만원 수준이었고, 해당 표현이 승강 PO 주심 배정을 의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경기 배정을 대가로 특정 판정을 요구한 셈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아직 조사로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

‘200만원짜리 보너스’가 정확히 무엇을 뜻했는지부터 밝혀져야 합니다.

“다 언질해줬다”…다른 심판 이름까지 등장했다.

여기서 끝도 아닙니다.

녹취 속 인물은 다른 심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거론하면서 이미 이야기를 전달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조사 범위를 한 경기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말 다른 심판들에게도 비슷한 요구가 있었는지, 이름이 언급된 사람들이 이런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비슷한 사례가 더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다른 심판들이 실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부산은 결국 못 이겼다…후반 49분 벌어진 반전

그리고 당시 실제 경기 결과를 보면 또 하나의 반전이 있습니다. 부산은 후반 23분 페신의 골로 1-0으로 앞섰습니다.

이대로 끝났다면 부산은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자동 승격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반 추가시간 4분.

충북청주 조르지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1-1.

경기는 그대로 끝났습니다. 같은 시간 김천 상무가 서울 이랜드를 꺾으면서 순위까지 뒤집혔습니다. 김천은 승점 71로 우승했고 부산은 승점 70에 머물러 눈앞에서 우승과 자동 승격을 모두 놓쳤습니다.

결과적으로 녹취에서 의심받는 의도가 경기 결과까지 좌우했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부산은 결국 자동 승격하지 못했고 이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승격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의혹의 핵심은 경기 결과가 아닙니다.

실제로 심판 판정에 부당한 개입을 시도했느냐입니다.

당사자는 “3년 전이라 기억 안 난다”…축구협회도 움직였다.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의 반응도 나왔습니다.

SBS는 해당 인물이 관련 질문에 3년 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내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 역시 사과와 쇄신 입장문을 냈습니다.

협의회는 심판에게 공정성과 신뢰가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면서 전문성 강화와 윤리 기준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의혹에 대해서도 자진 신고와 자체 조사 등을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심지어 올해 7월에도 비슷한 ‘판정 청탁’ 사건이 있었다.

이번 녹취와는 별개의 사건도 있습니다. 지난 7월 K리그2 심판이 고등학교 대회에 참가한 심판에게 특정 팀에 유리한 판정을 부탁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해당 심판이 이를 거절하고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시도는 무산됐고, 판정 청탁을 한 것으로 지목된 심판은 징계를 받은 뒤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3년 녹취 의혹과는 서로 다른 사건입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심판 판정의 독립성과 관련된 문제가 연이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3년 전 경기인데 지금 다시 난리가 난 이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경기 전 특정 팀의 플레이오프행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상대 중앙수비수 2명에게 초반 경고를 주자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경기에서 상대 중앙수비수 2명이 전반에 경고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200만원짜리 보너스’와 다른 심판들에게도 언질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공개됐습니다.

그렇다고 현재 ‘K리그 승부조작이 확인됐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녹취와 실제 판정 사이의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았고 대한축구협회 조사도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사해야 할 질문은 이미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녹취 속 인물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200만원짜리 보너스는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다른 심판에게도 정말 비슷한 이야기가 전달됐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날 나온 판정에 실제 외부 개입이 있었는지.

3년 전 부산과 충북청주의 경기는 1-1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그날 경기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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