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얼굴, 지금의 감각… 23년 만에 다시 쓰는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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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이영실 기자 23년 전 발칙한 욕망과 유혹으로 조선시대를 그려냈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다시 돌아온다. 익숙한 이야기에 지금의 시선을 더해 재해석했고, 이미숙·배용준·전도연이 그려냈던 위험한 사랑 내기는 손예진·지창욱·나나라는 새로운 얼굴을 입었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해피엔드’ ‘은교’ ‘유열의 음악앨범’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스캔들’의 시작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가 1782년 발표한 소설 ‘위험한 관계’다. 프랑스 혁명 직전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욕망과 유혹, 배신을 그려낸 작품으로 수차례 영화와 연극 등으로 재탄생한 고전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이재용 감독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통해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로 옮겨온 바 있다. 사랑도 유혹도 금기시되던 시대를 배경으로 양반들의 위험한 사랑 내기를 그려내며 원작을 한국적으로 변주한 작품으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352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화려한 의상과 미술 등 빼어난 영상미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오랜 시간이 흘러 시리즈로 재탄생한 ‘스캔들’은 여전히 조선을 배경으로 위험한 사랑 내기라는 큰 틀을 이어가지만, 단순히 익숙한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정지우 감독은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단순히 멜로 드라마 구조를 원하지 않았다”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대적 자아를 갖고 있는 주인공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시대의 금기에 맞서 자신의 욕망을 마주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익숙한 이야기에 또 다른 결을 더한다는 설명이다.
23년의 시간을 건너 같은 인물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먼저 이미숙이 연기했던 조씨부인은 손예진이 이어받았다. 뛰어난 재능과 매력을 지녔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은밀한 사랑 내기를 벌이는 인물이다. 자신을 연모하는 조원에게 먼저 내기를 제안하는 대담함과 욕망을 품은 조씨부인을 손예진이 어떤 얼굴로 완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배용준이 맡았던 조원 역에는 지창욱이 나선다. 관직에 오르는 것보다 쾌락과 재미를 좇는 조선 최고의 연애꾼으로, 사랑을 믿지 않은 채 연애를 즐기던 중 조씨부인이 제안한 내기에 뛰어든다. 공개된 티저에서는 희연에게 접근하는 조원과 이를 지켜보는 조씨부인의 모습이 교차되며 세 사람 사이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예고했다.
전도연이 맡았던 인물은 나나가 연기하는 희연으로 다시 태어난다. 남편을 잃은 뒤 정절을 지키며 살아가던 희연은 자신에게 접근하는 조원을 밀어내려 하지만 알 수 없는 감정에 흔들리는 인물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내기의 대상이 된 희연이 두 사람과 얽히며 어떤 변화를 맞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새로운 얼굴과 지금의 감각을 입은 ‘스캔들’이 어떤 결과물로 완성될지 주목된다. 오는 9월 18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