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언팔→차단’ 김민재,
“은퇴한다더니 막 나가네”…역대급 행보에 모두 경악했다
돌연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던졌던 한국축구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사과문을 게재한 가운데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차단한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안기고 있습니다.
조율 안 된 발언, “멘탈 무너졌어”
새로운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023년 3월 24일 콜롬비아, 28일 우루과이와 국가대표 A매치 친선 경기를 연달아 치렀습니다.
울산에서 있었던 콜롬비아와의 친선전을 2-2로 비긴 클린스만호는 2023년 3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3월 A매치 두 번째 경기에서는 1-2로 석패했습니다.
우루과이와의 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민재는 “수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라는 의견에 대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더 집중해서 잘 맞추고 선수들과 말을 많이 해서 잘 정비하겠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김민재는 경기를 마친 소감에 대해 “많이 힘들다”라고 운을 뗀 뒤 “멘탈적으로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습니다.
김민재는 이어 “당분간… 당분간이 아니라 그냥 지금 소속팀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습니다.
갑작스런 발언에 놀란 취재진이 “멘탈 때문에 힘들다는 건 이적설 때문인가?”라고 되묻자 김민재는 “아니다”라고 딱 잘라 답했습니다.
김민재는 “그냥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고,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더 신경을 쓰고 싶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취재진은 “축구협회와 조율이 된 이야기인가?”라고 물었고, 김민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율이 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김민재는 “이야기는 나누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줄이고는 “오늘은 이 정도만 하겠다”라고 덧붙인 뒤 자리를 떠났습니다.
49경기 사라져, 가벼운 선수됐다
가장 전성기인 시점에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국내 축구 팬들을 충격과 혼란에 빠뜨린 김민재는 2023년 3월 29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날 김민재는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 이재성(FSV 마인츠 05)과 함께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항공기를 타고 출국했습니다.
공항을 찾은 취재진들은 전날 발언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으나, 김민재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팬들과 사진 촬영을 한 뒤 출국 게이트를 통과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민재는 2023년 3월 29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김민재는 “우선 저의 발언으로 놀라셨을 선수, 팬 분들 죄송하다”라는 문장으로 운을 뗐습니다.
김민재는 “저는 대표선수를 하면서 한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국가대표팀 경기에 선발로 출전할 때 단 한번도 당연시 여기지 않았고 잔 부상이 있다는 이유로 비행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경기가 많아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열심히 안한 경기가 없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라고 적었습니다.
김민재는 이어 “어제의 인터뷰로 제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49경기는 없어졌고 태극마크의 의미와 무게와 모든 것들을 모르고 가볍게 생각하는 선수가 되어버렸다”라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김민재는 “마냥 재밌게만 했던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고 멘탈적으로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경기장에서의 부담감, 나는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수비수로서 실점 했을 때의 실망감, 이런것들이 힘들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그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지금 제가 축복받은 선수임을 잘 인지하고 있고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민재는 “단기간에 모든 부분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되었음을 알아주시고 대표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한 점, 성숙하지 못한 점, 실망했을 팬, 선수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김민재는 “항상 국가대표팀을 응원해주시고 현장에 와주시는 팬분들 감사합니다”라며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해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사과문이 공개되자 한 매체는 “김민재가 쓴 대부분의 문장은 사과보다는 변명에 가까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라며 “믹스트존의 기자들이 자기 말을 잘못 이해하고 기사를 써 억울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습니다.
A매치 숙제하다 ‘차단’ 당한 손흥민
김민재의 사과문에 빠르게 ‘좋아요’를 누른 주장 손흥민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매번 A매치 경기가 끝날 때마다 팬들을 향한 마음과 대표팀으로 뛸 수 있음에 감사를 담아 일명 ‘숙제’라 불리는 글을 올리고 있는 손흥민은 이날 “나라를 위해 뛴다는 것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항상 자랑스럽고 영광이다”라며 운을 뗐습니다.
손흥민은 “오랜만에 홈경기를 치르면서 축구가 받고 있는 사랑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라며 대표팀 자리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손흥민은 “여러분께 멋진 승리로 선물을 드리진 못했지만 앞으로 발전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앞으로의 단단한 각오를 밝혔습니다.
특히 손흥민은 “열흘 동안 우리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곧 다시 운동장에서 만나자”라며 팬들의 응원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앞으로도 꾸준히 대표팀에 합류할 것을 시사했습니다.
그런데 손흥민의 게시글이 올라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민재가 게재한 사과문의 ‘좋아요’ 목록에는 손흥민의 계정이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2년 전 김민재가 페네르바체에 있을 당시 손흥민이 ‘좋아요’를 눌렀던 게시글도 전부 취소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특정 인스타그램 계정을 차단하면 차단 대상이 본인에게 눌렀던 ‘좋아요’가 전부 일괄 취소되는 바, 누리꾼들은 “손흥민이 2년 전 게시글까지 찾아가서 하나하나 다 취소할 사람도 아니다”라면서 김민재의 ‘차단설’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목격한 토트넘의 팬페이지 The Spurs Watch는 트위터를 통해 “토트넘의 타겟인 김민재가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충격적인 인터뷰를 한 뒤 대한민국의 주장 손흥민을 언팔로우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선수들 사이에 손흥민·김민재 파벌이?
한편 일각에서는 “김민재의 ‘멘탈 힘들다’ 발언은 카타르 월드컵 당시 안덕수 사건과도 관련이 있다”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 관계자는 “국대에서 무리가 좀 나뉘어져 있는데 이게 세대간 차이도 있고 생각이 다른 차이도 있다”라면서 “김민재는 특정 그룹의 리더격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안덕수 사건으로 개별적인 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민재가 관계자에게 여러 명의 선수 이름을 대면서 ‘이 선수는 축구적인 차원에서 불편하고, 이 선수는 축구 외적으로 불편하다’고 상세하게 언급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관계자는 “그래서 김민재가 힘들다고 한 것”이라며 “한 번은 정리하고 가야되는 문제”라고 강조했으나 이후 누리꾼들은 손흥민을 ‘언팔’한 김민재가 안덕수의 계정은 팔로우 중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손흥민의 개인 재활 트레이너로 알려진 안덕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 뒤 ‘2701호 사건’을 폭로해 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월드컵 기간 동안 선수들의 마사지와 치료를 맡은 안덕수는 2022년 12월 6일(한국시간) 브라질과의 16강전 경기 종료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들의 여정은 아름다웠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며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안덕수는 “이 사진은 포르투갈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대로는 끝내지 말자’며 2701호에 모여 했던 2701호 결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자신과 함께 애써준 송영식, 이철희 트레이너에게 “고생많았다”라고 감사를 전하며 “한 사람당 짧게는 두 시간, 길게는 세 시간씩 케어를 했다. 하루에 한 사람이 대여섯 명씩을 케어하다 보면 손이 퉁퉁 붓고 불어트기 일쑤였지만 선수들이 흘린 땀 앞에서는 고개 숙일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안덕수는 “2701호에선 많은 일이 있었다. 2701호가 왜 생겼는지는 기자님들이 연락 주시면 상상을 초월할 상식 밖의 일들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안덕수는 또 “저 또한 프로축구팀에 20여 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사람이기에 한국축구의 미래를 생각 안 할 수가 없었다. 부디 이번 일을 반성하시고 개선해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바꾸세요. 제 식구 챙기기 하지 마세요”라고 강조했습니다.
안 트레이너가 올린 글에는 손흥민, 정우영, 조규성, 김진수, 황의조, 손준호, 송민규 등 카타르 월드컵에 참여한 선수들을 비롯해 은퇴한 기성용까지 ‘좋아요’를 눌렀고 대표팀 선배 이근호는 “멋지십니다”라는 댓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습니다.
2023년 1월 2일 한 매체는 이를 두고 “안덕수 트레이너는 축구협회의 내 식구 감싸기에 분노한 것으로 보인다”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매체는 “안덕수 트레이너는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국가대표 선수 중 한 명이 예매해 준 항공권으로 카타르의 한 호텔에서 머물면서 하루 5~6명씩 매일 15시간 동안 선수들의 근육을 집중 관리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비행기표를 직접 끊어줄 정도로 선수들은 안 트레이너의 도움이 절실했다”라며 “선수들은 축협에 안 트레이너를 정식 트레이너로 영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안덕수의 자격 문제를 이유로 정식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실제로 2022년 11월 15일 카타르 도착 당시 안덕수 트레이너는 “좋은 방 마련해 주신 아버님”이라면서 “아버님 말씀처럼 하루하루 찾아올 선수들을 생각하며 행복한 시간 보내다 가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던 바, 이후 “안덕수 트레이너의 2701호는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자비로 마련해준 것”이라는 주장도 흘러나왔습니다.
‘차기 주장감’ 김민재, 이대로 틀어지나
“한국축구 수비의 기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민재는 1996년생으로 올해 나이 28세이며 A매치 49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우루과이와의 경기 및 은퇴 발언 하루 전인 2023년 3월 27일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민재는 “내 몸이 다 하는 만큼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라며 대표팀 차출에 대한 영광을 고백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민재는 “저의 목표는 부상 없이 대표팀에 오는 것이다. 부상이 있거나 기량을 유지하지 못 하면 기회를 못 받을 수 있는 만큼 유지를 잘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의심의 여지 없는 팀의 리더”라며 “실력도 뛰어나지만 전보다 더 성숙해진 태도도 눈에 띈다”라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한 매체는 “최근에는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진 모습이 보인다. 대표팀 훈련 분위기는 보면 선수들을 가장 열심히 독려하고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가 바로 김민재다. 경기장 안팎에서 긍정적인 공기를 가장 열심히 불어넣는 스타일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실력에 정신적인 면까지 갖추면서 “대표팀의 차기 주장감”이라는 내·외부 평가를 받고 있던 김민재는 이번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표팀에서 불편한 부분이나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던지, 아니면 내부적으로 축구협회나 대표팀 관계자들과 먼저 조율을 하는 게 순서였다. 만인의 주목을 받는 국가대표 핵심 선수로서 자신의 공개적인 발언이 미칠 파장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이야기했어야 한다”라는 비판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이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2023년 3월 29일 “클린스만 감독은 2023년 4월 중 유럽 출장길에 올라 유럽파 선수들을 직접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지금은 ‘추궁’보다는 ‘기다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당장 김민재의 입장을 확인하지는 않기로 했다”라면서 “김민재는 아직 젊다. 풀고 다독여야 할 문제다. 4월에 클린스만 감독이 나폴리에서 김민재를 직접 만나 잘 다독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김민재보다 더 일찍, 그리고 오랜 기간 유럽무대를 누비고 있는 손흥민은 그보다 6세 많은 1992년생으로 올해 32세이며, 몇 년째 “세계에서 가장 혹사당하는 축구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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