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AI 생성 영상 자동 라벨링 도입…숏폼은 화면에 ‘AI’ 표시
톱셀럽(topceleV) 조회수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영상이 실사와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면서, 무엇이 사람의 손으로 촬영한 것이고 무엇이 기계가 생성한 것인지 가려내는 일이 콘텐츠 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이 이 문제에 대해 ‘창작자 자율 신고’에서 ‘플랫폼 자동 검출’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구글(Google)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AI 생성 콘텐츠를 자동으로 식별해 라벨을 붙이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유튜브는 사실적인 AI 영상에 대해 창작자가 직접 표기하도록 해왔으나, 이번 조치로 창작자가 표기하지 않더라도 시스템이 사실적인 AI 사용을 상당 수준 감지하면 자동으로 라벨이 부착된다.
유튜브는 검출 방식에 대해 ‘내부 신호’를 활용한다고만 설명했다. 창작자가 작동 원리를 파악해 라벨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는 이번 변경이 “투명성과 창작자의 통제권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벨이 잘못 부착됐다고 판단한 창작자는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공개 상태를 수정할 수 있다. 다만 구글의 자체 AI 도구인 베오(Veo)나 드림 스크린(Dream Screen)으로 제작했거나, 콘텐츠 출처·진위 확인을 위한 개방형 표준인 C2PA 메타데이터가 포함된 영상은 AI 생성 정보가 영구적으로 유지돼 해제할 수 없다.
라벨 위치도 더 눈에 띄게 바뀐다. 장편 영상은 동영상 플레이어 바로 아래, 설명란 위에 표시되며, 숏폼(쇼츠)에서는 영상 화면 위에 겹쳐지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 표기 형식은 사실적이거나 의미 있는 수준으로 AI가 수정·생성한 콘텐츠에 적용되며, 비현실적이거나 애니메이션 형태이거나 약간만 손본 콘텐츠의 표기는 기존처럼 상세 설명란에 유지된다. 2024년 도입된 창작자 자율 표기 의무는 그대로 유지되고, AI 라벨이 붙더라도 영상 추천 방식이나 수익 창출 자격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번 조치는 저품질 AI 콘텐츠가 범람하는 이른바 ‘AI 슬롭(slop)’ 문제에 대응하는 흐름의 일부다. 앞서 유튜브는 지난해 12월 가짜 영화 예고편으로 10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올린 스크린 컬처(Screen Culture)와 KH 스튜디오(KH Studio) 두 채널을 폐쇄한 바 있는데, 이는 디즈니(Disney)가 구글에 중단 통고서를 보낸 뒤 이뤄진 조치였다. 유튜브는 지난달 16일에는 18세 이상 모든 창작자를 대상으로, AI가 본인의 얼굴을 무단으로 본떠 만든 영상을 찾아내는 ‘초상 검출(Likeness Detection)’ 기능을 확대 적용했다.
AI 생성물 표기를 둘러싼 움직임은 유튜브에 국한되지 않는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는 AI 음악과 구분하기 위해 인간 창작자에게 인증 표시를 부여하는 방식을 택했고, 넷플릭스(Netflix)도 제작 파트너를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제도 차원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은 올해 1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을 시행하며 생성형 AI 결과물에 AI 생성 사실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했고, 위반 시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AI로 생성한 인물이 광고에 등장할 경우 ‘가상인물’ 등의 문구를 표시하도록 하는 심사지침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번 변화는 영상을 ‘기본적으로 진짜’로 전제하던 시청 환경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라벨이 일상이 되면 역설적으로 ‘라벨이 없는 영상이 곧 실사’라는 새로운 판별 기준이 자리 잡을 수 있다. 가상 인간과 AI 기반 영상 콘텐츠가 빠르게 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콘텐츠의 진위와 출처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