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접촉”… 前 통일부 장관, 입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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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김정은·트럼프 접촉 가능성 있다고 전망해
미국이 먼저 손을 내미는 형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북한이 미국에 바라는 건 그 정도(인도적 지원)는 아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그가 올해 상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접촉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5일 더팩트의 보도에 따르면, 정 전 장관은 지난 10일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미 관계 흐름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보류해 온 17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과 관련한 움직임에 대해 북미 간 재접촉을 염두에 둔 신호로 봤다.
그러나 단순한 지원 확대만으로는 북한의 전략적 판단을 바꾸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는 “북한이 미국에 바라는 건 그 정도(인도적 지원)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개발을 하는 것 등은 미국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앞세워 언제 어떤 핑계를 대고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그런 것”라고 분석했다.

해법으로는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거론했다. 그는 당시 합의에 담긴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여기서 평화체제는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다자 협정이 될 수밖에 없고,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그 협상의 당사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라고 전했다. 또 정 전 장관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이른바 ‘북한의 체면’을 일으켜주는 방식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 내부에 남은 부담을 언급하며, 미국이 먼저 손을 내미는 형식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2019년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트라우마가 김 위원장에게 있다”라며 “이에 김 위원장 입장에선 미국의 대통령이 직접 비행기를 타고 북한 땅으로 들어오는 장면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오가고 판문점에도 왔었지만 이제는 미국이 먼저 찾아와 대접하는 형국이 되면 ‘우리가 위대한 나라가 됐다’는 메시지를 내부에 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그것 자체가 중요한 인센티브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전 장관은 대남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적대적 두 국가 방침을 당장 포기하긴 어렵고, 괜히 어설프게 언급했다가 남쪽이 다가오면 복잡해진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적 접근을 주문했다. 정 전 장관은 “핵무기는 방어적 억지 수단일 뿐 실제로 쓰일 수 없는 무기”라며 “수천 개의 핵을 가진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쓰지 못하고 있고, 중국도 핵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용하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관계 개선을 못 할 이유는 없다”라며 “핵을 가진 중국과도 수교했고, 교류와 협력을 해왔다는 점을 정확히 봐야 한다”라고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