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의 반전 인물, 박희순은 언제부터 그렇게 웃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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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개봉한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 선출 역을 연기한 배우 박희순. 사진제공=CJ ENM
24일 개봉한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 선출 역을 연기한 배우 박희순. 사진제공=CJ ENM

“여러분의 손 끝에 우리 영화의 성패가 달렸다. 긍정적으로, 포지티브하게 (리뷰를) 써주시기를 바란다. 혹시 재미없게 봤더라도 바로바로 쓰지 말고 한 이틀 뒤에 써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언론에 첫 공개된 지난 22일, 기자간담회 말미에 인사말을 건네며 주연배우 박희순이 영화 기자들을 향해 농담 투로 당부한 말이다. 이같은 말에 객석에서 웃음꽃이 터졌음은 물론이다.

박희순이 ‘어쩔수가없다’의 홍보 과정에서 그동안 드러내지 않은 입담과 유머로 반전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위트 있는 홍보 멘트가 기사의 타이틀로 채택되는 등 ‘어쩔수가없다’ 홍보에 적잖이 기여를 하고 있다.

그 시작은 영화의 출사표를 던지는 제작발표회 행사에서였다. 당시 박희순은 “나름 영화배우로 먹고 살았는데 요즘은 영화 기다리다가 굶어죽을 것 같아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전문 배우가 된 와중에 오랜만에 받은 시나리오가 박찬욱 감독님의 작품이라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이 박찬욱 감독의 오랜 팬임을 알리며, 박희순은 시나리오를 읽기 전에 출연을 결정한 사실을 전했다. 이어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극적 갈등이 고조될수록 웃음 강도가 커지는 페이소가 있는 특이한 경험을 했다. 감독님 작품 중에 가장 웃음 포인트가 많아서 이제 칸이 아니라 ‘1000만’을 노리나 생각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희순은 개봉일에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대인사에서도 입소문을 당부하며 “재미없게 봤더라도 한 번 더 보고 성급하게 (후기) 남기지 말아 달라”는 말로 웃음을 주며 호감을 얻었다.

박희순의 이러한 모습은 ‘어쩔수가없다’에서 그가 연기한 극중 인물 선출과 상통하는 데가 있다. 선출은 문제지라는 제지 회사에 다니며, 실직 상태인 만수(이병헌)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간 ‘오징어 게임’ ‘마임네임’ ‘봉오동 전투’ ‘마녀’ 등의 작품을 통해 마초적인 인물들을 주로 연기했던 박희순은, ‘어쩔수가없다’의 선출을 통해 엉뚱하고 허술한 면모로 극에 활력을 선사한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박희순의 새로운 얼굴과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박희순이 연기한 선출을 비롯해 이성민 연기한 범모와 차승원이 연기한 시조는 만수가 재취업에 애쓰는 과정에서 차례대로 만나게 되는, 한 마디로 만수의 경쟁자들이다.

박찬욱 감독은 각 인물들에 같은 제지업 종사자라는 사실 외에도 여러 가지 공통점을 부여했다.  각각의 캐릭터가 환경과 상황적인 측면에서 만수와 유사하다면 거기에 더해 선출은 외향적인 부분까지 고려했다. 이병헌도 이번에 함께 연기를 하면서 자신과 박희순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박희순이 감정 기복이 크고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이번이 그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어쩔수가없다’는 25년간 일한 제지 회사에서 해고당해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재취업에 분투하는 중산층 가장의 이야기로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크레이크의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어쩔수가없다’는 개봉 첫날 33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포토월 행사 당시의 박희순 모습. 사진제공=CJ ENM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포토월 행사 당시의 박희순 모습.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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