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주연의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24일 개봉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박 감독과 화려한 배우들의 만남, 개봉 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등 성과로 관객의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첫날 33만1525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해 기분 좋게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어쩔수가없다'(제작 모호필름)는 올해 한국영화 최대 기대작 답게 개봉 초반부터 20~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고르게 선택을 받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J CGV에 따르면 25일 오전 10시 기준 영화의 연령별 예매 분포에서 20대(27%), 30대(26%), 40대(23%)의 비율이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성별 분포에서는 여성(58%)이 남성 관객(42%)보다 높다.
관객의 반응도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먼저 25년간 몸담은 제지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당한 가장 만수(이병헌)이 자신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경쟁자들을 하명씩 찾아가는 과정을 두고 ‘어쩔수없다’라는 제목과 어우러지는 희비극에 주목한 의견이 주를 이룬다. CGV 사이트 리뷰 게시판에는 “산다는 게 다 그런거 아니겠니”, “AI(인공지능)의 도입도 어쩔 수가 없다”는 등 실 관람객 반응이 눈에 띈다. 박찬욱 감독은 재취업을 위한 만수의 전쟁 끝에 제지 공장 자동화를 주도하는 AI를 내세워 만수가 벌인 일련의 일들의 희비극을 극대화한다. 강렬한 엔딩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해고된 가장 만수를 중심으로 가정을 지키려는 아내인 미리, 만수가 경쟁자로 지목한 범모와 범모의 아내 아라, 잘나가는 제지 회사 팀장인 선출, 특수 제지 전문가인 시조까지 각 인물들이 뒤엉킨다. 이병헌을 중심으로 미리 역의 손예진, 범모 부부인 이성민과 염혜란, 선출과 시조 역의 박희순과 차승원까지 누구 한 명 빠짐없이 탁월한 연기로 시선을 빼앗는다.
개봉 초반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의 대부분은 배우들의 활약에 집중됐다. “화려하고 우아한 화면과 연기 차력쇼”, “연출과 연기 장인들이 만들어낸 환상의 컬래버” 등 배우 연기에 대한 반응이 주를 이룬다.
탁월한 연기의 힘, 박찬욱 감독이 치밀하고 섬세하게 설계한 이야기의 영향으로 극중 만수와 그 가족이 처한 상황을 그저 ‘희비극’의 블랙코미디로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도 이어진다. “가장의 무게를 유쾌하게 풀어낸듯하면서도 마음 한 쪽이 아린다”, “취준생의 간절함과 그렇지 못한 현실”, “왜 이렇게 아버지 생각이 나는지 아버지도 우리 가족 부양하느라 사회에서 엄청 치열하게 사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뀌어가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기성세대의 모습과 그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등 반응이 CGV 리뷰 게시판에서 눈길을 끈다.
극중 만수가 사는 거대한 저택은 어린 시절 추억과 상처가 깃든 집이자 그가 일군 성공을 상징하는 장소다.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공간으로 극적인 긴장감을 형성한다. 돌연 실직한 뒤 아내 미리는 그 집을 팔자고 부동산에 내놓지만 만수는 집만큼 지켜야겠다고 발버둥 친다. 한 관객은 “자차와 자가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라며 “진짜 취업은 너무 힘들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어쩔수가없다’는 개봉 첫 주말인 26일부터 28일까지 관객을 집중 공략한다. 첫날 33만명을 동원하면서 가뿐하게 출발해 주말 흥행 전망을 밝히고 있다. 25일 오전 10시 기준 예매율 41.8%, 예매관객 21만1639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으로 1위에 올라 있다. 예매율 2위인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예매관객(9만3459명), 연상호 감독의 ‘얼굴'(2만5219명),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2만3442명)과 흥행 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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