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시 관람평 결말 인간의 욕망을 다룬 옴니버스 공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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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시

감독
홍원기
출연
유재명, 문채원, 서영희, 원현준, 솔라, 차선우, 수민, 서지수, 손주연
개봉
2025.09.17.

귀시 정보

감독:홍원기

출연:유재명, 문채원, 서영희,원현준,솔라, 차선우

장르:공포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96분

네이버 평점:8.12

내 평점:7/10

영화 〈귀시〉는 귀신들이 거래되는 비밀스러운 시장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내세운 옴니버스 호러다. 홍원기 감독은 이미 〈서울괴담〉을 통해 단편 공포를 묶는 방식을 시도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톤과 결을 이어간다.

러닝타임은 96분으로 비교적 짧지만 다섯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빠르게 전개된다. 주제성이 깊지는 않지만 인간이 품은 욕망이 어떤 대가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점프 스케어가 없어서 무섭지 않다고 했는데 아니었다. 15세 관람가인데 다소 잔인하기도 하다.

결말 주의

첫 번째 이야기는 시골 마을을 찾은 작가 지망생 미연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마을 한가운데엔 거대한 당산나무가 있고, 주민들은 골프장 건설에 맞서 나무를 지키려 한다. 그러나 이장이 돈을 받았는지 유해 물질을 뿌려 당산나무를 죽이려 했고 나무의 저주인지.. 죽어버린 나무에서 꽃가루가 퍼져 나가며 마을 사람들에게 괴이한 변화가 찾아온다.

사람들의 몸에 꽃이 피며 당산나무에 모여들고, 미연 역시 목과 얼굴에 꽃이 피어나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무와 하나가 된다. 탐욕이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는 과정을 기묘하게 형상화한 장면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외모에 집착하는 채원의 이야기다. 매부리코 때문에 늘 불만을 품고 살던 그녀는 ‘아름다움을 위해’라고 적힌 옆집 택배를 훔쳤고 그 안에 들어있던 마음에 드는 코를 자신의 얼굴에 붙이며 외모 콤플렉스를 해결한다. 하지만 욕망은 끝이 없다고 다음날 옆집의 택배를 또 훔쳤고 이번엔 눈이었다.

결국 옆집 여자가 채원을 찾아와 몸싸움이 벌어지고 채원은 옆집 여자의 시체를 욕조에 두고는 만족스러운 얼굴에 행복해한다.

외모지상주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으로 살인까지 하게 된 채원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딸의 성적에 집착하는 엄마 희진의 에피소드다. 희진은 딸 수연의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지자 불안해한다. 고민 끝에 아들을 의대에 보낸 자신의 팀장에게 비결을 묻는데, 팀장은 의외의 답을 내놓는다. 귀신을 사면 된다니..

어떤 건물 4층에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414호가 나타난다고 귀띔한다. 그 문을 열면 귀신을 거래하는 시장, 귀시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단, 거래는 환불 교환 불가이며 절대로 무를 수 없고, 무엇보다 귀신과 눈을 마주쳐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희진은 피를 흘려 단지를 하나 받아온다. 단지를 딸 수연의 침대 밑에 두고, 함께 받은 이름표를 인형 키링에 기워 넣는다. 이것으로 거래가 성립되자 수연은 공부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시험에서 전 과목 만점을 받게 되고 친구들이 수연의 가방을 뒤지던 중, 인형 키링이 떨어져 버린다. 그 순간부터 수연은 귀신에 빙의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집에 돌아온 그는 엄마의 목을 조르고 자해를 일삼는다. 이상행동을 보여 병원에 가지만 의사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한다.

희진은 결국 단지를 치워버리려 하지만 죽게 되고, 딸 수연도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거래의 대가는 반드시 치러진다는 귀시의 규칙이 드러난다.

네 번째는 경찰 동식과 후배 윤건이 연루된 살인사건 수사다. 용의자를 찾아간 잠긴 방 안에는 머리 없는 시체와 토막 난 시신들이 널려 있고, 지하실에는 눈 코 귀 같은 신체 부위가 따로 보관되어 있다. 두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끔찍한 현장에서 두 형사는 죽게 된다.

마지막 이야기는 베트남 교환학생 세진과 친구들의 이야기다. 세진은 베트남에서 온 교환학생으로, 타오와 라나라는 친구들과 함께 즐겁고 활기찬 캠퍼스 생활을 보낸다.

세진은 떡상한 베트남 폐가 탐험 영상을 보고 직접 그 장소를 가보자고 제안한다.

세 사람은 깊은 산속에 들어가 부적이 붙은 철장을 넘어간다. 그곳에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전해지는 우물이 있었다.

세진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귀신 의식인 여우창 놀이를 알려준다. 라나는 장난삼아 손 모양을 만들어 우물 속을 들여다봤고 끔찍하게 죽게 된다. 세진도 죽고 타오는 민속학을 전공하는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교수는 수상한 단지를 내밀며 우물로 돌아가 재물을 바치면 저주를 풀 수 있다고 말한다. 타오는 단지를 들고 우물 속으로 들어가지만, 그가 도착한 곳은 귀시였다.

그곳에는 이미 박수무당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타오의 어머니가 자식의 성적을 위해 희진과 마찬가지로 귀시를 찾아와 귀신을 샀던 것이다. 타오가 거래를 무르려고 하자 그녀의 눈을 뺏는다.

다섯 개의 이야기는 인간의 욕망을 다루지만, 에피소드 간 연결이 약하고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탐욕이라는 주제를 공통으로 품고 있으나, 깊은 울림보다는 불쾌한 이미지와 기괴한 분위기로 공포를 전달하는 쪽에 가깝다. 다섯 가지 이야기가 퍼즐 맞추듯 연결되었다면 더 재미있긴 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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