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하나의 일상적 소재를 공포 장치로 활용한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다음 달 10일 개봉하는 영화 ‘홈캠’은 가정용 CCTV, 홈캠을 매개로 일상이 공포로 변하는 순간을 담는다.
영화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 후 어린 딸을 홀로 키우는 ‘워킹맘’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보험회사 직원인 성희는 기관지 질환을 앓고 있는 딸 지우를 돌봐줄 가사도우미로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베트남 여성 수진을 소개받는다. 성희는 불확실한 신원에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빠듯한 살림에 수진을 고용하고, 그 대신 집안 곳곳에 홈캠을 설치한다.
그러나 성희의 불안감은 해소되기는커녕 커져만 간다. 홈캠을 통해서 본 수진의 모습은 기이함 그 자체. 딸 앞에서 과일칼을 위험하게 휘두르고, 딸 방에서 몸을 엎드려 손으로 바닥을 쿵쿵 내리치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만 한다. 급기야 홈캠에 비친 낯선 여성의 등장은 성희의 불안감을 극에 달하게 한다.

‘홈캠’은 집안에 설치해둔 카메라에서 낯선 이의 존재를 확인한 뒤부터 공포에 휩싸이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어린아이 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홈캠이 이 영화에서 공포심을 유발하는 장치로 쓰인다. 아무도 없는데 움직임을 포착하는 신호음 등 말로 설명하기 힘든 현상들을 홈캠의 기능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구현해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비현실적이지만, 소재가 지닌 현실감이 일상의 공포를 환기시키며 섬뜩함을 부여한다.
여기에 영화는 주연으로 활약한 윤세아부터 그의 딸을 연기한 아역배우 윤별하까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매력을 끌어올린다. 윤세아는 극한의 공포에 짓눌려 서서히 광기에 잠식돼 가는 인물의 변화를 탁월하게 표현하며, 권혁은 윤세아와 윤별하가 각각 연기한 성희와 지우 모녀를 미심쩍게 지켜보는 인물로 긴장감을 조성한다. 윤별하는 어린 나이에도 순수함과 잔혹함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모습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홈캠’은 일상적 소재를 공포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지난 6월 개봉한 ‘노이즈’를 떠올리게 한다. ‘노이즈’는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공포 영화로 17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노이즈’를 흥미롭게 봤다면 ‘홈캠’은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다. 지난해 장편 데뷔작 ‘자기만의 방’을 선보였던 오세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로, 공포 마니아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감독 : 오세호 / 출연 : 윤세아, 윤별하, 권혁, 리마 탄 비 / 제작 : 엠픽처스 / 배급 :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장르 : 공포 / 개봉: 9월10일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93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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