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이사왔다’ 개봉] SWOT 분석, ‘엑시트’ 흥행 어게인 VS 만만찮은 경쟁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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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개봉하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의 주연배우 안보현과 임윤아(오른쪽). 사진제공=CJ ENM
13일 개봉하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의 주연배우 안보현과 임윤아(오른쪽). 사진제공=CJ ENM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는 2019년 942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큰 흥행을 거둔 ‘엑시트’의 흥행 주역 임윤아와 이상근 감독이 다시 손잡은 작품이다. 올해 여름 극장가에 출격하는 한국영화 기대작 3편 중 7월23일 ‘전지적 독자 시점’, 7월30일 ‘좀비딸’에 이어 관객을 만나는 마지막 주자로 관심을 모은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밤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아랫집 여자 선지와 그런 선지를 돌보는 윗집 남자 길구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미스터리 물이다. 첫눈에 반한 여자가 새벽 2시만 되면 악마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얼떨결에 그녀의 보호자 역할을 떠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임윤아가 낮에는 인간, 밤에는 악마로 변하는 선지를 연기했고, 안보현이 그런 선지와 새벽마다 아찔한 데이트를 하는 백수 청년 길구를 연기했다. 당초 이 작품이 ‘2시의 데이트’로 소개됐던 배경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개봉일이 다가오며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개봉을 3일 앞둔 지난 10일 ‘좀비딸’을 제치고 한국영화 예매율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놓고 ‘좀비딸’과 다투게 될 ‘악마가 이사왔다’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기(SWOT)를 살펴봤다.

● 강점 (Strength)…’엑시트’ 흥행 주역의 재회와 외유내강

‘악마가 이사왔다’의 가장 큰 강점은, ‘엑시트’의 흥행 주역이 다시 만났다는 사실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배우와 감독으로 만나 2019년 942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그해 흥행 톱 6위에 올랐던 ‘엑시트’의 임윤아와 이상근 감독이 다시 손잡은 작품이다. ‘엑시트’는 임윤아의 첫 스크린 주연작, 이상근 감독의 첫 데뷔작으로 두 사람에게 의미 깊은 작품이다.

한 차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은 배우와 감독은 물론 작품에 도움이 됐다. 임윤아는 “다른 어떤 현장보다 수월했고, 이상근 감독을 믿고 마음껏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상근 감독 역시 “배우와 소통의 시간이 단축돼 그만큼 다른 부분에 공들일 수 있어서 작업이 수월했다”고 돌아봤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임윤아의 새로운 모습과 이상근 감독의 착한 감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임윤아는 낮에는 인간, 밤에는 악마로 1인 2역에 도전하며 과감한 연기를 펼친다. 이상근 감독은 곤경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는 선량한 인물을 다시 한번 주인공으로 내세워 악마의 지배를 받는 여성을 돕는 착한 백수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뭉클함을 선사한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악마로 변하는 여자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제공=CJ ENM
‘악마가 이사왔다’는 악마로 변하는 여자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제공=CJ ENM

‘악마가 이사왔다’을 외유내강에서 만들었다는 사실도 강점의 하나다. 외유내강은 탁월한 기획력과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베를린’ ‘베테랑1·2’ ‘모가디슈’ ‘밀수’ ‘사바하’ ‘엑시트’ ‘시동’ 등으로  지금까지 크고 작은 작품들을 두루 성공시키며 관객에게 높은 신뢰도와 호감도를 얻고 있는 제작사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엑시트’에 이어 외유내강과 이상근 감독이 의기투합한 두 번째 작품으로 또 한 번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 약점 (Weakness)…한국영화 3편중 규모 가장 작은 작품

‘악마가 이사왔다’의 순제작비는 69억원으로 알려졌다. ‘전지적 독자 시점’의 총제작비 300억원, ‘좀비딸’의 순제작비 110억원과 비교하면 규모가 가장 작은 영화다.

소설 속의 세계로 변한 현실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지적 독자 시점’의 세계관과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로 변한 딸을 지키는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좀비딸’의 세계관과 비교하면 ‘악마가 이사왔다’의 세계관은 상대적으로 작게 비칠 수 있다.

여기에 ‘악마가 이사왔다’는 작지만 내실 있는 이야기로 관객을 공략한다. 임윤아와 안보현이 연기하는 선지와 길구는 현실에서 보기 드문 순수하고 마음 착한 청년이다. ‘좋은 사람’이 사람과 주변을 구하는 이야기인 ‘악마가 이사왔다’의 이야기는 바쁘게 지내며 이웃과 주변을 둘러보기 어려운 팍팍한 현실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엑시트'를 성공시킨 이상근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사진제공=CJ ENM
‘악마가 이사왔다’는 ‘엑시트’를 성공시킨 이상근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사진제공=CJ ENM

● 기회 (Opportunity)…오리지널 스토리로 승부

먼저 개봉한 ‘전지적 독자 시점’은 싱숑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좀비딸’은 이윤창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승부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앞선 영화들과 차별화를 이룬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 이후 영화산업의 침체기가 장기화하면서 웹툰 및 웹소설 등 검증된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거나 속편으로 이어가는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양산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이러한 안정적인 선택이 점점 더 새로운 상상력, 새로운 창의력을 시도하는 여지를 좁히고 있다는 점에서 ‘악마가 이사왔다’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이상근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이상근 감독이 ‘엑시트’ 이전에 먼저 쓴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엑시트’는 재난 상황에 빗대 ‘N포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의 녹록치 않은 현실을 그린 재기발랄함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악마가 이사왔다’에도 청년 백수가 주인공으로 오늘날의 청춘을 응원하고 싶은 감독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 위기(Threat)…앞뒤로 강력한 경쟁작은 부담

‘악마가 이사왔다’의 경쟁 상황이 만만치 않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먼저 개봉한 ‘좀비딸’과 2주 차이로, 22일 개봉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과 1주 차이로 13일 개봉한다. 텐트폴 영화들의 격전지로 여겨지는 ‘7월말 8월초’ 시기는 피했지만, 앞뒤에 놓인 경쟁작의 기세가 매섭다.

‘좀비딸’은 개봉 이후 4일째 100만명, 6일째 200만명, 11일째 300만명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흥행 몰이 중이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강력을 팬덤을 등에 업고 사전 예매량 30만장을 넘기며 8월 극장가의 흥행 복병으로 부상 중이다.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다. ‘좀비딸’이 개봉 3주차에 접어들며 서서히 기세가 꺾이고 있으며, 원작이 따로 있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원작 만화의 최종장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전까지의 이야기를 모르는 관객에게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악마가 이사왔다’의 활약에 따라서 감염증 사태 이후 사라지다시피 한 ‘쌍끌이 흥행’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악마가 이사왔다'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
‘악마가 이사왔다’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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