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함이 피부에 닿는다 정보 출연진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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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함이 피부에 닿는다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출연
하마구치 류스케, 소메타니 쇼타, 이시다 호시
개봉
미개봉

말보다 눈빛과 거리감으로 서사를 이끌어가는 하마구치 류스케감독의 초기 스타일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영화「섬뜩함이 피부에 남는다」 정보 출연진 프리뷰입니다.

섬뜩함이 피부에 닿는다 정보

감독:하마구치 류스케

출연:하마구치 류스케,소메타니 쇼타, 이시다 호시

장르:드라마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54분

오늘부터 CGV 아트하우스에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초기작을 만날 수 있는 특별 기획전이 열린다. 기간은 8월 6일부터 8월 19일까지다. 지금의 하마구치를 만든, 그 시작의 장면들을 직접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획전은 팬들에게 무척 의미 있는 자리다.

하마구치의 영화는 사건보다 사람, 플롯보다 감정, 명확한 결말보다 모호함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모호함은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이별은 말없이 찾아오고, 누군가에게 끌리는 감정은 설명할 수 없으며, 우리는 늘 오해하고 후회한다. 하마구치의 영화는 그런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잔잔한 파도처럼 스크린 위에 펼쳐낸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을 처음 알게 된 건 2021년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를 통해서였다. 이후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까지 보게 되었고 하마구치 감독님의 세계에 스며들게 되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과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며 하마구치 류스케를 세계에 알렸다.

이후 「우연과 상상」은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그 입지를 굳혔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우연과 상상」을 보고 “감독으로서 질투가 날 정도로 좋았다”고 평한 것도 놀랍지 않다.

이번 기획전에서 공개되는 「섬뜩함이 피부에 닿는다」는 국내에서 거의 소개된 적 없는, 매우 귀한 작품이다.

영화「섬뜩함이 피부에 닿는다」줄거리

이 영화의 제목부터가 인상적이다. 섬뜩함이 피부에 닿는다. 그 표현 하나만으로도 어떤 감정이 느껴진다. 불쾌하지만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낯선 감각이다.

영화는 한 청년 치히로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그는 아버지를 잃고, 이복형과 그 연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 삶의 틈새에서 나오야라는 남자와 감정적으로 얽히게 되면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모호한 관계와 위태로운 감정이 시작된다.

이 영화엔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사건이나 반전 같은 건 없다. 대신 닿는 감정이 있다. 말과 말 사이, 시선과 손끝, 숨결과 거리감 속에서 감정이 흐른다.

그것은 우정도, 사랑도, 단순한 성적 긴장도 아니다. 오히려 그런 감정들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미세하고 복합적인 정서다. 그래서 더 불편하고, 그래서 더 진실하다.

「섬뜩함이 피부에 닿는다」는 그의 대표작들처럼 완결된 구조의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감정의 실험실, 감독의 사유를 탐색하는 시초에 가까운 작품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에서 이 영화는 귀하다. 이 54분짜리 중편에는 하마구치가 이후 펼쳐나갈 영화 세계의 씨앗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목의 의미

동성애 영화인가 싶은데 동성애 영화라고 규정되진 않는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 동성 간의 감정적 긴장과 끌림, 그리고 퀴어적인 감수성이 흐른다.

치히로는 나오야와의 만남을 통해 지금껏 의식하지 못했던 감정에 마주하게 된다. 그 감정은 우정이라 보기엔 너무 깊고, 사랑이라 단언하기엔 너무 조심스럽다.

중요한 건, 영화가 이 감정을 단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그 미묘한 감정을 관객의 피부에 닿도록 섬세하게 묘사한다.

누군가를 향한 감정이 성별이나 관계 구조에 의해 혼란스럽게 느껴질 때, 그 감정은 종종 우리에게 섬뜩하다고 다가온다. 그것은 혐오나 거부감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 생겨나는 낯섦이자, 어쩌면 가장 진실한 감각이다. 그러고 보니 제목이 이해된다.

하마구치 류스케 영화의 방식

하마구치 감독의 영화는 ‘대화’를 중심에 둔다. 하지만 그 대화는 즉흥이 아니라 정교하게 쓰인 각본에 따른 연기다. 배우들은 정제된 언어를 읊조리듯 말한다.

말의 톤은 일정하지만, 그 안에는 감정의 깊이와 망설임, 진심과 회피가 켜켜이 쌓여 있다. 관객은 그 정제된 말 사이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말보다 침묵이 더 큰 울림을 만든다. 하마구치의 인물들은 침묵을 통해 상처를 드러내고, 애정을 전하며, 오해를 남긴다. 그 침묵은 단순한 정적이 아니라, 감정이 머무는 무대 위 공기처럼 정지된 시간 속에서 흔들리는 마음의 그림자가 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는 한마디로 말해, 작은 말이 마음 깊숙한 곳을 흔드는 영화다. 그의 팬이라면, 이번 기획전을 통해 이전의 더 날것 같고, 더 예민한 감정들을 스크린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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