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멀우먼 정보
감독:러키 쿠스완디
출연:마리사 아니타,기셀라 아나스타시아,디온 위요코
장르:심리, 드라마, 미스터리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110분
내 평점:7/10
넷플릭스에 공개된 인도네시아 영화 〈노멀 우먼〉은 처음부터 묘하게 불편한 기분을 안겨준다.
주인공 밀라는 상류층 사회에서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아간다. 성공한 남편, 잘 꾸며진 집, 예쁜 외모까지..
누가 봐도 완벽한 여성으로 보이는 삶이지만 정작 그녀는 이유 없이 피부를 긁기 시작하고, 점점 심해지는 가려움은 피부발진 같은 질병이 아닌 내면의 균열처럼 느껴진다.
피부에서 시작된 이 이상 증상은 곧 환각으로 이어진다. 밀라는 얼굴에 유리 파편이 박힌 소녀 그레이스의 환영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정체불명의 환상이라 여겼지만, 점점 그녀는 그 소녀에게서 낯선 친밀감을 느낀다. 결국 그레이스는 바로 밀라 자신이었다.
어린 시절 거울 사고로 얼굴을 다치고 기억을 잃은 그녀는 성형 수술을 통해 새로운 외모를 얻게 된다.
밀라는 상류층에 잘 어울리는 여성이 되기 위한 타인의 욕망 아래 조작된 삶을 살아온 것이다.
그녀의 정체성은 이미 오래전에 잃어버린 채, 그저 예쁘게 잘 포장된 존재로 기능해왔던 셈이다.
이 영화가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지점은 정상성에 대한 집요한 해부다. 밀라를 병들게 만든 것은 피부병이 아니라, 완벽해야만 하는 삶, 냉담한 시어머니, 체면을 중시하는 남편, 상류층이라는 위선의 틀이다.
밀라는 정원사에게 식물이 자꾸 죽는다고 말한다. 그러자 정원사는 이렇게 답한다.
식물이 문제가 아니라, 환경이 문제예요.
문제는 그녀가 아니라, 그녀를 짓누르던 상류층 배경이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밀라의 과거 친구 에리카는 단짝이었지만 이제는 그녀의 자리를 탐하며 밀라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밀라는 깨달음을 얻고 진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시어머니 생일 파티 자리에서 그녀는 끝내 폭발한다. 온몸의 상처를 드러내고 가면을 벗는다.
〈노멀 우먼〉은 계급, 여성, 외모, 가정, 그리고 정상성이라는 사회적 프레임 속에서 한 개인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그려낸 작품으로 무난하게 볼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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