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초호화 캐스팅”
모두가 놀란 ‘쉬리’의 비밀
국내 영화계를 대표하는 국민 배우 황정민. 하지만 그의 연기 인생 첫 발걸음은 뜻밖에도 작은 단역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1억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사를 새로 쓰고 있는 그가 영화 ‘쉬리’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사연은 팬들에게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99년 개봉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1호로 평가받는 영화 ‘쉬리’. 이 작품이 황정민에게도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당시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던 배우 장현성은 ‘쉬리’ 조감독으로부터 “급히 연기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다. 장현성은 동료 배우 황정민을 함께 데려갔다고 회상했다.
장현성은 “한석규 선배를 보러 가자는 말에 황정민이 믿지 않았다”며 당시를 웃으며 떠올렸다. 연극으로 월 30만 원을 벌던 두 사람에게 영화 출연료 50만 원은 엄청난 돈이었다.
장현성은 “황정민이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 손을 꼭 잡고 영화와 연극 사이에서 고민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단역 배우에서 국민 배우로
이후 황정민의 커리어는 단순히 운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그는 ‘국제시장’에서 ‘쉬리’의 주연 배우였던 김윤진과 부부 호흡을 맞추며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당시 김윤진과의 연기에 대해 “감개무량하다”며 “처음엔 내가 정말 이분과 영화를 찍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신세계’, ‘베테랑’, ‘히말라야’ 등 다양한 장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국제시장’과 ‘베테랑’, ‘서울의 봄’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황정민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소위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라는 그의 수상 소감처럼 그는 작품마다 자신만의 색깔을 더하며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황정민은 국내 배우 중 손에 꼽히는 ‘1억 관객’을 달성한 인물이다. 그의 출연작이 합산 1억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오달수, 송강호에 이어 3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황정민은 이 성과에 대해 “관객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 배우로서의 소임”이라며 “영화를 사랑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그가 영화라는 또 다른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단역부터 시작된 노력이 밑거름이 되었다.
최근 황정민은 영화 ‘서울의 봄’과 ‘베테랑2’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과 만났다. 대학로의 무명 배우 시절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거듭나기까지, 그는 끊임없이 도전하며 성장했다.
영화 ‘쉬리’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시절, 황정민의 손을 꼭 잡고 있던 고민이 지금의 대배우로 이어진 시작이었다. 영화와 관객을 향한 그의 진심 어린 열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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