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망받던 CF 스타였지만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그녀
1999년, CF와 드라마를 오가며 대중의 사랑을 받던 배우 김채연. ‘레모나걸’로 유명했던 그녀는 당시 주목받는 루키였고, 모두가 그녀의 밝은 미래를 확신했다. 그러나 한밤중에 벌어진 ‘납치 사건’ 이후, 그녀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김채연은 사건의 전말을 최근 방송에서 처음으로 고백했다. 라디오 생방송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밤, 한 남성이 접근해 “팬인데 이야기 좀 나눌 수 있겠느냐”고 요청했다.
그는 과거 선물을 보냈던 팬이라는 말에 김채연은 피곤했지만 정중히 이야기를 들어줬다. 하지만 그가 요청한 대로 차량에 잠시 탔다가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 남성은 차량 문을 잠그고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김채연은 극도의 공포 속에서도 간신히 발신 버튼을 눌러 마지막 통화 상대에게 신호를 보냈고, 도로 표지판을 읽으며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다행히 그녀의 남자친구가 이를 감지해 추격했고, 한 시간 뒤 그녀를 구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남성은 현장에서 도주해버렸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당시 언론은 이 사건을 납치가 아닌 ‘자작극’으로 몰아갔다. 남자친구의 존재가 공개되면서 스캔들이 터졌고, 일부에서는 그녀가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감추기 위해 사건을 꾸몄다는 루머까지 퍼졌다.
김채연은 “당시 여배우에게 남자친구의 존재는 치명적이었다. 그 사실이 밝혀지면서 회사는 통제할 수 없었던 상황을 수습하려 했고, 제 진심은 묻혀버렸다”고 털어놨다. 납치 사건의 충격과 대중의 비난 속에서 그녀는 결국 연예계를 떠났다.
20년 만에 전해진 그녀의 근황
연예계를 떠난 그녀는 플로리스트와 파티 플래너로서 새로운 길을 걸었다. 그녀는 요리와 디자인 공부에 몰두하며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고, “100~200인분의 음식을 준비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한 차례 본명 ‘김성경’으로 복귀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내가 정말 잘못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두려웠다. 조금만 껄끄러운 소리를 들어도 내가 과거의 일을 떠올리게 했나 싶었다”고 말했다.
20여 년 만에 그녀는 진실을 꺼내 놓으며 다시 한번 대중 앞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는 제 경험을 연기로 녹여내고 싶다. 그동안 배운 것들이 캐릭터에 깊이를 더할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복귀 의지를 밝혔다.
납치 사건 이후 세상에 낙인찍힌 그녀의 20년. 이제 그녀는 과거의 상처를 딛고 배우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김채연의 용기 있는 고백과 새 출발이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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