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군기’로 신입생 대거 자퇴하게 만든 부산 모 대학 체대 선배들…단톡방 공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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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부산의 한 대학교에서 선배들이 신입생들을 집합시켜 욕설을 퍼붓고 얼차려까지 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21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3월 초부터 부산지역 모 대학 체육 계열 학과 학생회 학생들이 신입생들을 수시로 집합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신입생들에게 머리를 바닥이나 책상에 대고 엎드려뻗치게 하는 일명 ‘원산폭격’ 등의 얼차려를 가하고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또 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이들에게 학생회비를 낼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신입생들은 수업 없는 날도, 수업이 끝난 저녁에도 수시로 학교에 불려 나가 이런 상황을 겪어야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OCN '구해줘2'

부산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서 공개된 메시지 내용을 보면 학생회 학생들은 신입생들에게 인사를 압박하는 공지를 내리기도 했다.

공지에는 ‘선배님 만나면 반갑습니다 선배님. 24학번 OOO입니다 라고 인사하고 헤어질 때는 다음에 뵙겠습니다 선배님 인사하기’, ‘다나까 쓰기’, ‘지각 결석 절대 하지 않기’, ‘개강총회 불참하면 사유 총대한테 보내기’, ‘공지사항 확인했으면 읽지만 말고 체크 붙이기’ 등이 적혔다.

또 이들은 “야 1학년 똑바로 해라. 알겠나. 대답”, “읽은 XX들은 손가락이 없나. 인사를 안 하냐”, “내일 6시까지 강의실로 한 명도 빠짐없이 와라” 등의 강압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피해 학생의 부모가 언론사 등에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부산 MBC '뉴스 데스크'

해당 학과의 올해 신입생은 45명인데 이 중 자퇴하거나 장기 결석 중인 학생이 1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체대 군기’에 학과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학교를 떠난 것이다.

학생회 측은 체육대회 당시 신입생들이 중간에 사라진 것에 화가 나 이러한 행동을 벌였다고 해명했다.

반면 학과 교수들은 이런 정황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 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 본부 측에서도 추가 조사를 벌이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대학 관계자는 “신입생이 들어올 때 집합은 물론이고 자체적인 모임도 자제하라고 재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있다”며 “얼차려 등 일부 행위는 사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좋지 않은 군대 문화가 대학으로 흘러 들어와 생기게 된 이른바 ‘똥군기’ 는 다수의 대학교에서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사라진 편이지만 최근에도 여전히 ‘똥군기’로 고통을 호소하는 신입생들이 많다. 지난 3월에는 충남 소재의 한 대학에서 신입생들에게 장기 자랑을 강요해 논란이 됐다.

신입생들에게 MT 참여를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장기 자랑까지 필수라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재학생들은 문제를 제기한 이에게 “위 선배들도 다 한 거다. 그냥 하라”며 나무라기도 했다.

YouTube ‘부산 M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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