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작품 활동에 나서지 않는 배우 임현식이 오랜만에 근황을 알렸다.
임현식은 29일 오후 방송된 채널A 교양 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식탁’에 등장, 평소 절친한 사이인 배우 오미연, 이한위, 이건주를 초대해 회포를 풀었다.
경기도 양주에서 지내는 임현식을 찾아온 오미연은 “혼자 지내기 쉽지 않을 텐데…”라며 임현식을 걱정했다.
이에 임현식은 “(막상 살아보니) 독거 생활이 괜찮더라”라며 “자유롭기도 하고, 와이프가 들으면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인생에 이런 자유도 생기다니’ 그런 생각도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폐암으로 투병한 부인을 2004년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임현식은 20여 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부인을 그리워한다.
그는 “연말에 게임 프로그램을 했는데 1등 선물로 유명한 병원의 건강검진권을 줬다. 그래서 아내에게 선물로 줬는데 굉장히 좋아하더라. (실제로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거기서 뜻하지 않게 폐암 말기 진단이 나왔다. 전이가 많이 돼 척추까지 전이됐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대장금’에 출연할 때였는데, 촬영장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틈만 나면 부인이 있는 병원으로 갔다. 의식이 흐릿해질수록 내가 더 옆에 있어야 할 것 같았다”며 극진히 부인을 간호했던 때를 떠올렸다.
임현식의 정성 어린 보살핌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가슴 아픈 이별을 했다고 한다.
임현식은 “(폐암을) 진단받은 지 8개월 만에 부인이 세상을 떠났다”며 모친상을 겪은 지 2년 만에 부인과도 사별했다고 전했다. 이어 “(부인과) 좀 더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었는데 먼저 떠났다. (사별이라는 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임플란트가 6개가 있다. 부인이 죽으니 치아 여섯 개가 흔들리더라.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오미연과 이한위는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거다”,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올해 78세가 된 임현식은 노년을 보내며 느끼는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요양병원에 대한 공포가 생긴다”라며 “사과밭 위 끝자락에 어머니를 먼저 모셨다. 애들 엄마도 어머니 옆에 묻었다. 나도 이제 거기로 가야 하는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땅을 차지하고 있겠는가 싶었다. 그냥 화장해서 저 산에서 우리 집이 잘 보이는 곳에서 바람 부는 날 뿌려 달라고 할 거다. 그때 어머니와 마누라도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담담하게 말해 여럿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1945년생인 임현식은 1969년 MBC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다수 작품에 출연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수사반장’, ‘제1공화국’, ‘한지붕 세가족’, ‘부초’, ‘모래시계’, ‘임꺽정’, ‘전원일기’, ‘은실이’, ‘허준’, ‘화려한 시절’, ‘영웅시대’, ‘대장금’, ‘서동요’, ‘불량가족’, ‘이산’, ‘맏이’, ‘유나의 거리’, ‘내 마음 반짝반짝’ 등에서 연기력을 뽐냈다.
코믹 연기의 대가로 웃음을 안긴 그는, MBC 드라마 ‘허준’ 출연 당시 의녀 홍춘에 반한 임오근을 연기, 매회 “홍춘이~!”를 외쳐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은 임현식은 건강 회복 후 다시 연기에 복귀했으나, 2017년 방영된 SBS 드라마 ‘의문의 일승’ 이후 별다른 작품 활동에 나서지 않으면서 여럿의 걱정을 샀다.
다행히 다른 건강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니며, 딸 부부와 함께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