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의 아버지 다룬 ‘오펜하이머’, 日서 내년 개봉한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그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가 내년 일본에서 개봉한다.
지난 7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오펜하이머’의 일본 배급사인 비터즈 엔드는 “‘오펜하이머’를 2024년 일본에 개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개봉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진행되었던 비밀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물리학자로, 영화는 1945년8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을 다룬다.
‘다크나이트'(2008년) ‘인셉션'(2010년) ‘인터스텔라'(2014년) 등을 선보인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킬리언 머피를 비롯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플로렌스 퓨 조쉬 하트넷 라미 말렉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오펜하이머’는 앞서 7월 세계 각국에서 개봉했고, 9억5000만 달러(한화 1조2540억원)의 글로벌 수익을 거두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실존 인물을 그린 전기 영화 중에서는 역대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국에서는 8월15일 개봉해 32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세계적인 흥행에도 피폭 당사국인 일본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개봉이 불투명했다. 미국은 1945년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했고, 이로 인해 막대한 희생자가 발생했다.
‘바벤하이머’로 인한 논란도 있었다.
미국에서 ‘오펜하이머’와 같은 날 개봉한 ‘바비’가 함께 인기를 견인하며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란 신조어가 만들어졌고, 이와 관련해 두 작품을 합성해서 만든 재치 있는 밈(meme, 합성 이미지)이 SNS를 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지만 ‘바비’ 측이 SNS를 통해 원자폭탄을 연상시키는 이미지에 호의적 반응을 보이자 일본인들이 크게 반발했다. 거대한 불길을 배경으로 바비가 오펜하이머의 어깨 위에 앉은 합성사진에 “잊지 못할 여름이 될 것”이라고 남긴 댓글도 논란을 야기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오펜하이머’가 개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배급사 측은 “해당 작품이 일본인들에게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만큼 다양한 논의와 검토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펜하이머’에 대해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을 뛰어넘는 독특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며 “극장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