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국과 전기차 무역전쟁 발동…독일은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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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유럽산보다 20% 저렴
EU “국가 보조금에 힘입어 가격 낮게 책정”
최대 27.5% 관세 부과될 수도
독일 자동차업계 “중국 보복 가능성” 우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해 대대적인 보조금 조사에 착수하면서 사실상 중국과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례 정책 연설에서 “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반(反)보조금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보조금 지원을 받아 차량 판매 가격을 낮춰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는 본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의 보조금 살포 정책이 시장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은 지금 값싼 중국산 전기차로 넘쳐나고 있고, 막대한 국가 보조금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 가격은 유럽산보다 20% 정도 저렴하다.

조사는 9개월에서 13개월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EU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10% 관세를 적용하고 있는데, 보조금으로 역내 기업들이 피해를 봤다고 판단되면 징벌적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는 최대 27.5% 수준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EU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보복 조치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EU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추구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EU 제조업체들에 원자재 1차 부품을 제공하는 주요 공급처이자, 독일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주요 소비시장이기도 하다. 영국 컨설팅업체 플린트글로벌의 샘 로우 파트너는 이번 조사를 두고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며 “중국의 보복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번 조사 계획이 업계의 불만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이례적으로 EU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우려가 크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는 “중국의 보복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보호무역주의는 유럽 경제에 독이 될 것”이라면서 “유럽 정책 당국은 중국이 중요한 자동차 시장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고율 관세 부과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 시점을 놓치면서 시장 주도권을 미국과 중국에 빼앗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 자동차 기업들은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기업들에 크게 뒤처지는 것은 물론 미국 기업의 거센 추격도 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은 7월 기준 50%로 1위를 기록했다. 독일은 22.5%에 그친 반면 미국은 7.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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