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위성 ‘비상폭발체계 오류’로 자폭했나…엔진은 진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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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 분리 후 ‘비행종단시스템’ 오작동해 비의도적 폭발한 듯

북한 “엔진들 믿음성과 쳬계상 큰 문제 아냐”…데이터 송·수신 원활 시사

5월 31일 북한이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하는 모습
5월 31일 북한이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하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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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 탑재 발사체를 쏜 뒤 실패를 자인하면서 그 원인으로 “비상폭발체계 오류”를 지목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제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사고 발생”이라는 보도에서 “신형 위성 운반 로케트(로켓) ‘천리마-1형’의 1계단(단계)과 2계단은 모두 정상 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31일 1차 발사 때는 1단 로켓 분리 이후 2단 엔진의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 추락했다고 밝혔는데, 이번에는 1∼3단 로켓 모두 정상 작동했으나 이후 오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비상폭발체계는 ‘비행 종단(Flight Termination) 시스템'(FTS)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 오작동이 발생해 의도치 않게 비상폭발체계가 가동돼 3단 로켓이 폭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이 의도적인 지상 명령에 의해 폭발시킨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오류로 자동 폭파됐으리라는 추정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비상폭발체계는 발사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추락해서 지상에 피해를 주거나, 지난번처럼 우리가 (추락한 위성을) 통째로 건져서 분석하는 것을 방지하려고 붙인 듯하다”고 봤다.

FTS는 위성 발사체나 미사일 등이 예정된 궤도를 벗어나거나 발사 후 지휘 결심이 변경되는 등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장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나온 ‘우주발사체 비행종단시스템 국내외 개발 동향’ 논문에 따르면 FTS는 크게 러시아 등 동구권과 미국 등 서구권 방식으로 구분된다.

동구권은 긴급 상황 발생 시 발사체 내부 제어시스템의 판단으로 비행을 자동 종료하는 방식, 서구권은 지상의 담당자가 무선 명령을 보내는 방식이라고 한다. 한국 누리호도 지상 명령을 받는 FTS를 탑재했다.

북한이 동구권 방식을 적용했다고 가정하면 지상 관제소에서는 비행에 문제가 없다고 본 상황에서 발사체 내부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비행을 종료해버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5월 31일 북한이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하는 모습
5월 31일 북한이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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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차 발사 실패를 인정하기는 했으나 핵심 기술인 추진체 등의 측면에서는 ‘진전’에 가깝다는 평도 나온다. 3단 분리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는데, 이와 같은 엔진 신뢰성 확신은 비상폭발체계의 오류를 단정할 수 있는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발사체로부터 지상 당국이 수신해야만 가능하다.

이에 북한이 3단 분리 이후 수백 ㎞ 거리에서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발사체와의 데이터 송·수신 분야에서도 일정 수준을 달성했으리라는 추정이 나올 수 있다. 다만 이는 폭발 지점에서 지상 관제소까지의 거리·고도 등을 파악해 진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영근 센터장은 북한이 10월에 곧장 3차 발사에 나서겠다고 한 점을 들어 “1∼3단 로켓의 작동 및 단 분리에는 문제가 없고 바로 재발사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춘근 위원은 “(5월 실패 이후) 엔진의 안정성·신뢰성 문제를 3개월 만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북한 발표는 프로그램 오류 등으로 비상폭발장치가 오작동했다는 것이니 문제가 작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또 위성 발사체에 들어가는 액체 연료·산화제가 기상의 영향을 받는 점을 토대로 “겨울이 되면 산화제가 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특별한 보온 조치가 없다면 (발사 가능 시점은) 10월이 한계”라고 관측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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