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쏟아붓는다” 기회의 땅 ‘베트남 전용 펀드’ 만든 韓투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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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 /사진=최태범 기자

1억명의 인구를 등에 업은 베트남 소비시장을 공략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탈중국화로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기지이자 신시장으로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했다.

베트남의 강점은 ‘젊은 국가’라는 점이다. 인구의 절반이 MZ세대라 할 수 있는 30대 미만이다. 이들은 높은 교육 수준을 갖췄고 디지털 문화에 친숙한데다 첨단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은 성장성이 큰 베트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 내 스타트업이 3800여개 정도로 급증한 가운데, IT 기술이 발달한 베트남 스타트업 시장을 적극 공략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여러 VC들이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더벤처스의 행보가 눈에 띈다. 더벤처스는 더인벤션랩,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베트남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몇 안 되는 VC 중 하나다.

베트남 디지털전환 이끌 스타트업 집중 발굴



2014년 설립된 더벤처스는 뤼이드, 지바이크, 헤이딜러, 파킹스퀘어 등을 비롯한 150여개의 국내외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2015년 베트남 지사 설립에 이어 202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현재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 국가들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총 26건, 약 9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베트남에 주목해 베트남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 중이다.

펀드 규모는 150억원에 달한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고 펀드 운영을 위한 싱가포르 VC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아울러 베트남 최초·최고 대학교 RMIT 호치민 출신의 김성헌 심사역이 현지 팀에 합류했고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가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호치민에 상주하며 현지 스타트업 투자와 관리 업무를 직접 챙길 예정이다.

이외에도 티켓박스를 창업해 베트남의 쿠팡으로 불리는 티키(TIKI)에 매각한 마이크 트랜(Mike Tran), 더벤처스의 베트남 포트폴리오인 에코모비(Ecomobi)의 탄 쯔엉(Thanh Truong)이 투자 자문역할로 참여한다.

법무법인 광장 베트남과 오피네즈(OPINES) 베트남 등 베트남 내에서 검증된 로펌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신속하고 투명한 투자 실사·사후관리 체계도 갖췄다. 베트남 시장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한국인 창업자들이 LP로 참여, 성공 노하우 전수



전자제품 중고거래 서비스 ‘셀잇’ 창업자 시절의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

현재 조성 중인 150억원 규모의 펀드는 출자자(LP) 구성이 눈에 띈다. △식권대장을 창업해 현대이지웰에 매각한 조정호 대표 △째깍악어 초기멤버 출신인 박현호 문라이트파트너스 대표 △해시드 초기 창업멤버인 김휘상 전 파트너 등이 대표적인 LP다.

이미 1차 클로징이 완료됐다. LP들은 단순히 출자에 그치지 않고 베트남의 B2B SaaS(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키즈, 핀테크 등 각각의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과정부터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피투자 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더벤처스 베트남 지사를 총괄하며 이번 펀드 운용을 진두지휘하는 김대현 파트너를 만나 베트남 시장의 성장 전망과 함께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펀드 운용 전략, 베트남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베트남 투자에 집중하는 이유는

▶베트남이 성장세가 빠르고 한국의 핵심수출 교역국인데 스타트업과 관련해서는 국내 VC의 활동의 거의 없다. 앞으로 5~10년 후면 VC들의 많은 자금이 베트남에 유입될텐데 이대로 가면 ‘코리안 캐피탈’이 설 자리가 없을 수 있다. 이런 사명감뿐만 아니라 한국으로서 가장 이점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곳이 베트남이기도 하다.

-어떤 이유에서 좋은 투자 시장인가

▶베트남은 스타트업이 붐이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족한 사회 인프라를 스타트업이 채워나가고 있기에 새로운 시도들이 가능하고 투자 기회도 충분하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회사가 1만개에 달할 만큼 가깝고도 친숙한 나라다. 1세대가 제조업 투자, 2세대가 부동산 투자였다면 3세대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150억원보다 더 크게 펀드레이징 하지 않는 이유는

▶규모가 크면 후속 단계 투자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초기 투자사로서 더벤처스가 잘 할 수 있는 규모는 5~10억원 사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도 그 정도 규모다. 그 이상은 한국이나 싱가포르에서도 할 수 있다. 베트남에 필요한 구간, 비어 있는 구간을 우리가 채우면서 현지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겠다.

-어떻게 운용하나

▶베트남에 100% 투입하는 펀드다. 한국의 창업자와 베트남의 창업자를 계속 연결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한국의 성공 경험을 베트남에 투영해 이들의 성장을 돕고, 한국에서도 전략적인 투자나 인수합병까지 바라볼 수 있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더벤처스의 네트워크가 한국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미국이나 싱가포르까지 연결돼 있다.

-주력 투자 분야는 어디인가

▶우선 이커머스다. 쇼피와 티키 등이 이미 자리를 잡았자민 버티컬 몰의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한국의 경우를 봐도 과거에는 종합몰에서 가구를 샀지만 지금은 오늘의집이나 한샘몰 등에서 구매한다. 베트남도 이런 변화의 흐름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사업이 잘 되려면 콘텐츠랑 같이 가야한다. 그것을 잘하는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목하는 곳이 있나

▶유력하게 보는 2~3곳이 있다. 한 곳의 사례를 들자면 ‘베트남의 아프리카TV’로 불리는 곳이다. 30대 미만의 젊은 층이 매우 많지만 밤에 할 일이 없어서 거리에 나와 있다. 영화관이 있지만 월급의 10% 수준을 한 편 보는데 써야할 만큼 매우 비싸다. 인터넷 데이터 요금이 저렴한 편이라 젊은층은 주로 핸드폰만 보고 있다. 이들을 위한 콘텐츠와 스트리밍 서비스가 필요하다.

-부정부패도 심하고 신뢰하긴 이르지 않나

▶글로벌 마인드셋을 갖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은 작은 거 탐하다가 큰 걸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베트남도 점차 이런 신뢰 비용이 쌓이고 있다. 신뢰를 깰 만큼 자신에게 이익이 될 것인지 따져본다. 로컬 기업에 대해서는 현지 VC 등을 통해 레퍼런스 체크를 최소 3회 이상 하고 있다. 10개팀 중 1~2곳은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관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투자를 결심하게 만드는 창업자 유형은

▶팀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현지에서는 프리 시리즈A 때부터 참여한다. 기업들은 프로덕트는 물론 매출과 트래픽을 발생시켜야 한다. 어떤 투자자들이 주주로 있는지 살펴보고 정말 믿을만한지 판단한다.

-베트남의 성장세가 계속될까

▶소비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고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당연히 스타트업에도 기회이고 VC에게도 기회다. 우리가 투자한 팀이 5~10년 베트남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갈 것으로 확신한다. 베트남에 깃발을 꽂고 5년 후 최소 유니콘 3곳을 발굴해보겠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 창업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베트남 스타트업에 전해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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