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명소 뒷면엔 이런 아픔이…서울 ‘다크투어리즘 코스’ 4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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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난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난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서울관광재단 제공)

현충일과 6·25 전쟁이 있는 6월은 서울로 다크투어리즘(역사교훈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다크 투어리즘’은 해외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9·11 테러가 발생했던 세계무역센터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 유대인대학살 현장인 폴란드 ‘아우슈비츠수용소’,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히로시마’ 등이 대표적인 다크투어리즘 코스다.

서울관광재단은 16일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의 상흔이 남은 서울 다크투어리즘 코스를 선정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옥사(서울관광재단 제공)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옥사(서울관광재단 제공)
주권 국가를 뜻하는 의미에서 세운 독립문(서울관광재단 제공)
주권 국가를 뜻하는 의미에서 세운 독립문(서울관광재단 제공)

 
◇서대문 코스 1 : 서대문형무소역사관~독립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교훈여행 장소로 일제강점기 시절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고초를 겪었던 아픈 역사가 남아 있다.

역사관 입구는 옛 감옥의 정문과 담장의 원형 그대로다.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형무소 내부로 들어가면 감옥에서 고초를 겪은 독립운동가의 수형 기록표 5000여 장을 모아 놓은 전시실이 나온다. 

옥사에는 징벌방인 ‘먹방’도 볼 수 있다. 수형자에게 벌을 주기 위해 사용했던 먹방은 3.3㎡도 되지 않은 작은 공간에 빛을 차단해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든 독방이다. 방 안이 ‘먹처럼 깜깜하다’고 하여 먹방이라 불렸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는 열강들의 한반도 침략이 본격화되던 1897년, 홀로 설 수 있는 주권 국가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세운 독립문이 있다.

독립협회는 청나라 사신을 영접하던 영은문을 허물고 유럽 개선문 양식의 독립문을 세웠다. 청나라와 조선의 관계를 재정립하자는 의미로 독립협회가 모금을 주도해 1897년에 문을 완공했다.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루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서울관광재단 제공)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루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서울관광재단 제공)

◇서대문코스 2 :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약현성당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지상의 서소문 공원에서 경사로를 따라 지하에 있는 박물관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했으며 길을 따라 내려가면 과거의 기억이 묻혀 있는 땅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서소문 역사공원 지하에 ‘서소문 네거리’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의 역사성을 담고 있는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을 조성했다. 박물관은 곳곳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빛과 그림자를 이용 공간을 구성했다.

망나니가 사형 집행 후 칼을 씻은 우물이라는 뚜께우물(서울관광재단 제공)
망나니가 사형 집행 후 칼을 씻은 우물이라는 뚜께우물(서울관광재단 제공)
순교자를 기리기 위해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약현성당(서울관광재단 제공)
순교자를 기리기 위해 건설된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약현성당(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을 둘러본 후에는 서소문 역사공원을 가볍게 산책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망나니가 사형을 집행한 후 칼을 씻었다는 뚜께우물, 얇은 담요를 덮고 잠을 청하는 노숙자의 모습을 동상으로 만들어 가장 낮은 곳부터 사랑을 실천했던 예수를 기리는 노숙자 예수,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처형당한 천주교 순교자를 기리는 헌양탑까지 다양한 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서소문 역사공원 옆에는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중림동 약현성당이 있다. 천주교는 조선 후기부터 박해받았으며 1886년이 돼서야 조불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면서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서소문 성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순교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정신을 본받기 위해 약현성당을 세웠다. 성당의 규모가 웅장하거나 화려한 편은 아니지만, 검소하고 정갈하게 꾸며져 있어 편안한 분위기가 난다.

청계천의 평화로운 풍경(서울관광재단 제공)
청계천의 평화로운 풍경(서울관광재단 제공)

 
◇청계천 코스 3 : 광통교~전태일기념관~청계천 판잣집 테마촌 

청계천은 오래전부터 서울에 흘렀던 자연 상태의 하천으로 조선시대에는 청계천을 생활 하천으로 규정하고 조선왕조 500년 동안 하수도로서 기능했다.

광통교에서 청계천을 따라 종로3가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전태일 열사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전태일기념관이 나온다.

전태일 기념관의 입구(서울관광재단 제공)
전태일 기념관의 입구(서울관광재단 제공)
청계천판잣집테마존은 큰 창을 내어 '물멍'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서울관광재단 제공)
청계천판잣집테마존은 큰 창을 내어 ‘물멍’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서울관광재단 제공)

 
1960년대 노동자의 인권은 무시된 채 열악한 작업 환경과 밤샘 작업으로 많은 노동자가 질병에 시달렸다. 전태일은 이와 같은 노동 현실 개선을 위해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참여했으며 1970년 노동 현실 개선을 외치며 분신해 2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전태일의 희생 이후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이 조명되면서 노동조합이 생겨나고 노동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됐다.

전태일기념관에는 전태일의 어린시절, 전태일의 눈, 전태일의 실천, 전태일의 꿈이라는 주제로 전태일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는 상설 전시가 열린다.
 
청계천을 따라 성동구까지 오면 청계천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청계천 박물관과 ‘청계천 판잣집 테마존’이 나온다. 이 테마존은 60~70년대 청계천의 생활사를 전시하는 공간이었다가 2022년에 자연생태 휴식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미군 장교의 숙소 단지를 개방하여 만든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서울관광재단 제공)
미군 장교의 숙소 단지를 개방하여 만든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서울관광재단 제공)
전쟁기념관엔 한국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다양한 군사 무기를 전시해놓았다(서울관광재단 제공)
전쟁기념관엔 한국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다양한 군사 무기를 전시해놓았다(서울관광재단 제공)

 
◇용산 코스 4 :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전쟁기념관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 내 미군장교숙소는 빨간 벽돌로 이루어진 건물이 반듯하게 늘어서 있어 마치 미국 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색다른 감성을 자극한다.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는 한국전쟁 이후 현재까지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용산기지가 2016년에 평택으로 이전되고 부지가 반환되면서 이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용산공원에 발을 내디디면 마치 미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빨간 벽돌로 이어지는 평화로운 주택단지와 건물 사이사이에 커다란 나무가 뿜어내는 싱그러운 초록빛이 부지를 가득 채우면서 서정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용산 전쟁기념관은 한국전쟁, 임진왜란 등 우리 역사 속 전쟁을 기념하고, 순국한 선조들의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박물관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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