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쟁자는 ‘서연고’ 아닌 ‘위워크’…작아서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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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밸리-서강대학교](종합)

이규태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산학협력단 부단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더이상 우리의 경쟁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학교가 아닙니다. 이제는 위워크가 경쟁자여야 합니다.”

이규태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 부단장(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이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강대는 지난해 선정된 교육부 산학연협력 선도대학(LINC3.0, 이하 링크) 사업을 통해 산업계와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유기적인 관계가 미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보고 관련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이 부단장은 대학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첫번째는 전통 방식의 교수창업, 실험실창업이다. 두번째는 기본적인 환경 조성이다. 누구나 언제든 창업에 도전할 수 있게 기본적인 소양을 가르치고 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부단장은 서강대가 현재 후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단장은 “세상에 없던 혁신 딥테크 기술을 개발해 창업하는 기업만 스타트업이 아니다”며 “가벼운 아이디어라도 생기면 바로 스타트업을 창업할 수 있도록 관련지식과 문화를 교육하고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이 이런 환경을 조성해야 동문기업인 스마일게이트, 뱅크샐러드 같은 걸출한 벤처·스타트업이 또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전 단과대 참여하는 창업보육…”위워크가 경쟁자”


지난해 시작한 링크사업은 서강대의 산학연협력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다. 경영대학이나 전문대학원 뿐 아니라 인문대학, 교육대학원 등 서강대 전체 단과대학이 참여하는 사업이다. 재학생들의 창업 교육과 창업코칭, 네트워킹 같은 창업환경 조성도 링크사업을 통해 기획한다.

동문이 주축이 된 벤처캐피탈(VC)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도 서강대 출신 스타트업들의 지원군이다. 알바트로스인베는 2008년 서강대학교와 플랜티넷, KMW 등 동문 벤처기업이 설립한 VC다. 지난달 기준 펀드운용규모(AUM)는 221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부단장은 “(산학협력단은) 창업교육부터, 코칭, 투자유치 연결까지 결국 민간 창업 인큐베이터와 동일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단장이 경쟁자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위워크(위워크랩스)를 거론한 이유기도 하다. 그는 “신기술 연구협업, 실험실 인프라, 저렴한 비용 등은 민간이 갖지 못한 대학만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작아서 지식융합 더 빨라…문과대학 강세도 강점”


다른 대학에 없는 서강대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이 부단장은 이 질문에 “작은 규모가 단점이자 가장 큰 장점”이라고 답했다. 서강대는 입학정원이 1500여명으로 서울대(3200명), 고려대(3800명)의 40~50% 수준에 그친다. 전임교원도 1200여명으로 서울대(1600명), 성균관대(1500명)보다 적다.

이 부단장은 “규모가 작다는 것은 유연하게 움직이고 융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하다 못해 서울대에서는 타 학과를 이동할 때 버스를 타고 가야하지만 우리는 교수식당에 가면 모두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은 규모 덕분에 지식의 확산속도가 빠르고 학문 간 융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인문대학(문과대)의 강세도 역설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강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부단장은 “스티브 잡스의 전공은 철학이었고, 일론 머스크도 물리학 뿐 아니라 경제학을 전공했다”며 “서강대의 강점인 인문대학을 디지털 산업과 융합하면 다가올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지원 ‘글로벌·로컬’ 키워드에 집중할 것”


이규태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산학협력단 부단장)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앞으로 서강대의 창업지원은 ‘글로벌’과 ‘로컬’에 방점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원하는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 뿐 아니라 외국인들의 국내 창업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단장은 “서강대는 국제학생의 비율이 높고, 국적 다양성도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캠퍼스도 외국인이 많은 이태원과 홍대입구 인근에 있어 개방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업교육은 서울 뿐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도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어디에서든 시작해 글로벌로 진출하고, 글로벌 인재들이 국내 어디에서든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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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붙이면 1.5배 더 오래”…당뇨병 환자에게 꼭 필요한 그 기술

교수창업기업 케어메디 “전기삼투현상 활용한 인슐린펌프 개발”

신운섭 케어메디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시중의 패치형 인슐린펌프보다 주입 정확도가 훨씬 높습니다. 더 정확한 인슐린 치료가 되는 거죠. 한 번 붙이면 1.5배 많이 쓸 수 있어서 가격 대비 성능도 좋습니다. 두께·무게도 3분의 2 수준이에요.”

신운섭 케어메디 대표(61)가 자사가 개발한 패치형 인슐린펌프 ‘케어레보’를 두고 이같이 설명했다. 케어메디는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이기도 한 신 대표가 창업한 교수창업기업이다. 신 대표는 수십년간 연구해온 ‘전기삼투현상’을 인슐린 투약 분야에 적용해 케어레보를 개발했다.

“인슐린, 기계로 밀어내는 대신 전기화학 현상으로 투약”


전기삼투현상은 막으로 분리된 물질에 전압을 가하면 유체가 이동하는 화학 현상이다. 액체의 농도를 활용하는 삼투현상과는 다르다. 신 대표는 이를 인슐린펌프 의료기기에 적용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해왔다.

신 대표는 “인슐린펌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 인슐렛사의 ‘옴니팟’은 통에 담긴 인슐린을 물리적·기계적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체내에 투약시킨다”며 “케어메디는 물리적·기계적 방법 대신 전기삼투현상을 활용해 인슐린을 체내에 투약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개발한 전기삼투 기술은 투약 정확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경증이나 식사 중에는 일정 수준의 오차도 괜찮지만 중증 당뇨병 환자의 공복기에는 투약량의 미세한 차이가 혈당수치를 크게 좌우한다. 신 대표는 “투약량의 정확도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편의성도 높다. 물리적으로 약물을 밀어내는 장치가 빠진 덕이다. 인슐린 용량을 옴니팟(2ml)보다 1.5배 많은 3ml로 늘렸다. 케어메디는 케어레보를 옴니팟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환자들은 같은 가격에 1.5배 더 오랫동안 인슐린을 맞을 수 있다.

아직 인허가 단계지만 이미 투자자들은 케어메디에 120억원의 투자금을 베팅했다. 현재 시장은 미국 인슐렛사가 독점하고 있지만 케어메디가 시장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업계는 인슐린펌프 시장이 2025년 95억달러(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케어레보(오른쪽)과 옴니팟2와의 투약정확도 비교 테스트. 그래프의 세로축이 유량으로 케어레보가 상대적으로 일정한 유량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케어메디

“30여년 전기화학 연구, 인슐린펌프로 응용”


케어메디 창업의 계기가 된 것은 2010년이다. 1995년 교수가 된 신 대표는 2010년 연구년을 맞아 텍사스대학교(오스틴 캠퍼스)에 방문 연구를 갔다가 전기삼투현상에서 가스가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신 대표는 해당 기술을 응용해 당뇨병 관리, 인슐린 투약 분야에 기술을 응용하기로 계획한다.

2015년에는 기술 사업화를 위해 케어메디를 창업했다. 교수직을 겸하면서 한 창업인 덕분에 대학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도 지속됐다. 신 대표는 “일반적인 스타트업이었다면 기술 고도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비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교수창업인 덕에 수많은 장비를 사용할 수 있었고 다른 교수들과의 연구 협력이나 문헌 접근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케어메디도 대학에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특허를 서강대와 케어메디의 이름으로 공동 출원하고 케어메디가 서강대의 특허 지분만큼 기술이전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케어메디는 이런 방식으로 현재까지 총 다섯 번 기술을 이전하고 서강대에 연간 1~3억원의 이전료를 지급했다.

신 대표는 “수많은 연구장비와 각 분야 최고 지식·노하우·인력이 모여있는 대학에서 기술을 연구하고 창업한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라며 “전 세계 어디에서든 산업계와 학계가 클러스터링돼 있는 이유가 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강대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대학이 산업계와 협력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교수이자 창업가로서 필요한 기술 필요한 곳에 쓰이게”


케어메디에 올해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다. 9~10월이면 케어레보의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가 완료된다. 인슐린펌프를 체내 이식형에서 패치형으로 사업모델을 피봇팅한지도 2년이 된 만큼 성과를 내야 할 시기기도 하다. 인허가가 완료되면 케어메디는 혈당측정기 제조사이자 케어메디의 최대투자사인
아이센스를 통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케어레보가 상대적으로 중증인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특히 더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신 대표는 “교수로서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그들이 그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동시에 창업가로서 사업을 성공시키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신운섭 케어메디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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