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의 미래, SMR 개발 박차… 선제 준비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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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11월29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소형모듈원자로(SMR)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사진

[소박스]▶기사 게재 순서
①신한울 3·4호 ‘5兆 단비’… 탈원전 5년 끝에 활력 되찾은 ‘원전 생태계’
②방폐물·소송·인력난… 원전 강국 복원에 놓인 ‘장애물’
③K-원전의 미래, SMR 개발 박차… 선제 준비 ‘착착’ [/소박스]

글로벌 원자력 발전업계가 ‘소형 모듈 원자로(SMR)’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저렴하고 안전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차세대 에너지 생산 수단으로 꼽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SMR이 대안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은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주요국가와 기업들은 선제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SMR, 대체 뭐길래

SMR은 발전용량이 300㎿(메가와트) 안팎으로 대형원전(1000~1500㎿)의 3분의1에서 5분의1 수준의 작은 원전을 말한다. ‘모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해 건설할 수 있다. 대형 원전은 증기 발생기·냉각재 펌프·가압기 등 주요 기기가 배관으로 연결되지만 SMR은 일체형이어서 방사능 유출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SMR의 안전성 기준은 10억년에 1회 노심 손상으로 대형원전(10만년에 1회)과 비교해 1만배가량 높다. 전 세계적으로 71개 모델이 개발 중이며 2030년경부터 상용화가 예상된다. 영국국립원자력연구원은 SMR 시장이 2035년까지 6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SMR 모델 개발에 뛰어든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등이 있다. 미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원자력전략비전’에따라 2021년부터 2028년까지 SMR 개발에 32억달러를 투자하고 민간과 협력해 17개 SMR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SMR 설계업체로 상용 경수로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뉴스케일 SMR’을 개발하고 있다. 초도호기를 2029년 준공 예정인 ‘미국 유타주 발전 사업자(UAMPS)’의 ‘카본 프리 파워 프로젝트(CFPP)’ 발전소에서 상업운전을 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테라파워는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4세대 SMR 나트륨을 개발하고 있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와이오밍주에 345MW급 실증 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도 자체 모델로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한 소형원자로 ‘SMART’ 기술을 토대로 2030년대 시장 선점을 위한 ‘혁신형 SMR(i-SMR)’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주도로 i-SMR 기술개발에 나섰고 2028년까지 설계 완료가 목표다.

韓 민간업계도 SMR 시장 공략 박차

국내 민간기업들도 SMR 시장 선점을 위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제작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국 설계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가장 앞선 업체는 두산에너빌리티다. 2019년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소형모듈원전(SMR) 파트너십을 맺었다. 총 1억400만달러를 투자하며 SMR 주기기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지난해 뉴스케일파워와 SMR 소재 제작 계약을 맺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의 미국 첫 SMR 발전소에 사용할 원자로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미국의 4세대 고온가스로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에 500만달러의 지분을 투자하고 기자재 공급을 맺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으로도 기자재 공급을 확대해 글로벌 SMR 파운드리(생산전문기업) 리드 업체로 도약한다는 각오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원전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과 기술, 경쟁력 있는 국내 협력사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SMR 개발 업체들과 다각도로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을 리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 사진=두산에너빌리티

SK그룹은 빌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의 차세대 SMR 기술 및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과 연계해 다양한 사업협력 기회를 발굴해 나가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테라파워에 2억1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했다.

지난 4월엔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 기반 4세대 SMR의 실증과 상용 원자로 ‘나트륨’ 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테라파워와 2030년까지 SMR 상용화를 추진 중”이라며 “양국 기업이 기술 협력을 통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경제안보 파트너십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도 미국 홀텍인터내셔널과 협력을 맺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SMR 건설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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