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초진·재진 구분은 무의미…환자 상태로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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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재진 등 기계적 구분에 따른 비대면 진료는 많은 모순과 한계를 갖고 있다. 환자의 질환이나 상태, 경중에 따라 비대면 진료 여부가 판단돼야 한다.”

가정의학과전문의 임지연 원장은 18일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이 주최한 비대면 진료 관련 토론회에서 “비대면 진료가 불가능한 약물이나 상담 코드를 지정하는 등 보다 실질적인 조치가 더 많은 환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행법상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2020년 2월부터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태다. 정부가 오는 5월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조정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시 허용된 비대면 진료는 중단될 운명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겠다고 했으나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바이오헬스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에 따르면 재진 환자와 도서·벽지 등 의료취약지 환자들을 중심으로 추진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 원장은 “재진으로 한정하면 굉장한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병원 갈 시간이 없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가 몸이 아픈 주말에 동네의원이 문 닫았을 때, 다른 지역 출장 중에 약이 떨어졌을 때 비대면 진료를 볼 수 없으면 환자의 자율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필요할 때 진료를 받지 못해 건강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면 초진과 재진으로 단순히 구분하는 것보다 더욱 다양한 경우에 맞춰 환자의 상태에 따라 현실적이고 세부적인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3년여간 직접 비대면 진료를 제공한 환자의 99%는 경증이었고 지금까지 하루 50명 이상 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접수하고 있다. 그동안 경험한 비대면 진료의 효용성과 달리 재진으로 한정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대면 진료와 상호보완…의료 접근성 향상”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에선 대면 진료와의 상호 보완을 통해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길은진 굿닥 대외협력실장은 “비대면 진료와 대면 진료 예약 연계를 통해 상호 보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비대면 진료 후 의사의 판단에 따라 대면 진료가 필요하면 모바일로 예약해 편리하게 병원을 내원할 수 있다”고 했다.

길 실장은 “경증의 경우 빠른 비대면 진료로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대면 진료를 진행한 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원격 모니터링과 예후 관리로 복약 순응도 향상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국이 없는 백령도 주민들 △서울에 비해 의사의 수가 12분의 1에 불과한 전국 농민들 △하루 10시간 육체노동을 하는 외곽 물류센터 노동자 △지체장애인 △쪽방촌 주민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비대면 진료가 의료접근성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 중단에 따른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영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법적인 제도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다음달 위기단계 조정 단계에서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시범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진행될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들의 공통분모에 해당하는 부분들을 시범사업에 담으려고 한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과 우려를 반영해서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의료계는 비대면 진료 입법과 관련해선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입법 이후 이뤄질 보건의료 패러다임 전환에 주목하고 있다”며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데 절대적인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했다.

대한약사회는 조제약 공장형 약국 개설과 환자 쏠림현상, 오투약 등을 이유로 비대면 진료를 반대해왔다. 이 관계자는 “처방약 오배달 등 다양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제도적 보완책이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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