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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만 말해보세요”…소리만으로 치매 위험 찾는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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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이현준 세븐포인트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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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본인 (이현준)

“7월1일은 1년의 하반기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사람에게도 인생의 하반기가 있죠. 그 시기에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 중 하나가 바로 치매입니다. 치매 위험을 최대한 일찍 발견해 예방과 관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가 해결하려는 문제입니다.”

이현준
세븐포인트원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사명에 담긴 철학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세븐포인트원이 주목한 것은 치매를 얼마나 쉽고 빠르게 선별할 수 있느냐다. 최근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가 축적되고, 글로벌 제약사 에자이의 ‘레켐비’와 일라이릴리의 ‘키순라’ 등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도 등장하면서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인지기능 검사는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데다 인지기능 저하를 스스로 알아채지 못하거나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은 검사 기회 자제를 놓치기 쉽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위험군을 찾아 필요한 검사와 관리로 연결할 간편한 선별 수단이 필요한 이유다.

세븐포인트원은 이 같은 문턱을 낮추기 위해 1분간의 음성만으로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AI(인공지능) 음성 인식 솔루션 ‘알츠윈(AlzWIN)’을 개발했다. 이용자가 질문에 답하면 AI가 말의 내용과 패턴을 분석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가려낸다.

독거노인 만나 ‘치매’로 방향 틀었다

2023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된 ‘CES 2023’ 세븐포인트원 부스 현장 모습. /사진제공=세븐포인트

처음부터 치매 음성 인식 시장을 겨냥했던 것은 아니다. 메릴린치 투자은행(IB) 부문과 Y콤비네이터 출신 스타트업 미미박스에서 글로벌 재무 부사장을 거친 이 대표는 창업 초기 VR 기반 웰니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VR 시장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새로운 사업을 고민하던 중 2019년 전환점이 찾아왔다.

독거노인 봉사활동에서 인지기능이 떨어져 보이는데도 검사나 관리를 받지 못하는 노인들을 접한 것이다. 같은 시기 가족 중에서도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이 생기면서 관심은 치매로 향했다.

처음에는 과거의 장소나 기억을 VR로 구현해 옛 기억을 떠올리도록 돕는 ‘회상요법’을 사업화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자신이 치매 고위험군인지조차 모르는 노인이 적지 않다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했다.

이때 당시 중앙치매센터장을 지낸 김기웅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팀은 2010년부터 접근성이 높은 치매 선별 방법을 연구해왔다. 이 대표는 VR을 활용한 치매 솔루션을 구상했지만 별도 기기가 필요한 VR보다 접근성이 높은 방식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계기로 음성에 주목했다. 김 교수팀의 연구에 AI를 접목해 검사 과정을 자동화·알고리즘화하면서 알츠윈을 사업화했다.

이 대표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려면 무엇보다 접근성이 높아야 했다”며 “기기를 착용하는 것 자체가 어르신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특별한 기기 없이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2019년 음성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피벗했다”고 말했다.

1분 만에 음성으로 수십개 신호 찾는다

알츠윈의 본 검사는 약 1분이면 끝난다. 가령 “음식 이름을 최대한 많이 말해보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용자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청국장 등 떠오르는 단어를 차례로 말한다.

AI는 단순히 말한 단어의 개수만 세지 않는다. 핵심은 단어 사이의 ‘의미 네트워크(semantic network)’다. 이용자가 말한 단어를 벡터화해 의미가 비슷하거나 연관된 단어 사이의 연결이 얼마나 강한지 분석한다.

같은 단어를 반복하는지, 다른 범주의 단어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넘어가는지, 다음 단어를 떠올리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도 살펴본다.

이 대표는 “검사 자체는 1분이지만 의미 기억부터 언어 유창성, 단기 기억, 전략적 판단 등 여러 요소를 동시에 분석한다”며 “어르신들에게는 1분과 5분의 차이도 크기 때문에 검사시간을 줄이는 것 자체가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매안심센터 56곳 공급…해외로 영토 확장

세븐포인트원 개요/그래픽=김현정

알츠윈의 성능과 현장 적용 가능성은 이미 다수의 실증과 임상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치매안심센터 56곳에 알츠윈을 공급했으며 경기도·전주시 등에서 누적 약 5만명이 검사를 받아 약 8000명이 치매 고위험군으로 선별됐다.

2024년부터는 의료기기 인허가에 본격 착수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위해 진행한 확증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추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허가를 기대하고 있으며 허가 시 전국 주요 건강검진센터와 병의원 체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일본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FDA 2등급 의료기기 등록을 마치고 오하이오 소재 클리닉에 알츠윈을 공급했다. 연말 기준 미국 1차 의료기관 77곳에 공급될 예정이다. 앞서 AI 기반 치매 고위험군 선별 기능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 ‘CES 2023’에서 혁신상도 받았다.

일본에서는 현지 대형 의료기기 도매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고 홋카이도 지역 주요 병원을 시작으로 일본 의료 현장에 알츠윈을 본격 이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본 정부와 글로벌 대기업이 주도해 구축한 국가급 의료 AI 플랫폼인 ‘HAIP’에 치매 선별 솔루션으로는 유일하게 등재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회사는 현지 대형 생명보험사 및 글로벌 빅파마들과 사업 협업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치매는 무엇보다 위험을 일찍 발견해 필요한 검사와 관리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구나 쉽고 빠르게 자신의 인지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건강한 인생의 하반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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