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잣대도 출렁…급등락장에 IPO 몸값 산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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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과 주관사의 몸값 산정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공모가 산정의 잣대인 비교기업 주가가 크게 움직이고 시장의 눈높이도 빠르게 달라지면서 적정 가격과 상장 시점을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IPO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들도 발행사의 자금 조달 수요와 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해 상장을 성사시켜야 하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교기업 21곳 모두 하락…5곳은 20% 넘게 내려
비즈워치가 이달 상장했거나 상장을 앞둔 기업 가운데 브릴스·멜콘·진코스텍·디티에스·티앤이코리아·크리에이츠·인텔리빅스 등 7곳의 국내 비교기업 주가를 분석한 결과, 중복을 제외한 21곳 모두 지난달 말보다 하락했다. 증권신고서에서 공모가 산정에 활용한 기준주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과 이달 20일 종가를 대조했다. 종가는 애프터마켓 거래를 포함했으며 크리에이츠의 해외 비교기업 2곳은 제외했다.

비교기업은 상장 기업의 적정 몸값을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기존 상장사다. 이들의 주가와 실적을 토대로 평가배수를 구하고, 이를 상장 기업에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한다. 비교기업 주가가 움직이면 상장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이달 하락 폭이 가장 컸던 비교기업은 디티에스가 선정한 SNT에너지였다. 지난달 말 3만7650원에서 이달 20일 2만6950원으로 28.4% 떨어졌다. 디티에스와 티앤이코리아가 함께 활용한 비에이치아이는 같은 기간 24.5% 하락했다. 진코스텍의 비교기업인 제닉(-23.5%), 멜콘의 HPSP(-23.1%), 디티에스의 한텍(-22.0%)까지 총 5곳이 20% 넘게 내렸다.
공모가 산정에 적용된 기준주가와 비교해도 상당한 격차가 나타났다. 디티에스의 비교기업인 SNT에너지·비에이치아이·한텍은 각각 기준주가보다 8.3%, 21.9%, 19.6% 낮아졌다. 진코스텍의 비교기업 6곳 중에서는 제닉(-33.4%), 달바글로벌(-25.6%), 에이피알(-16.7%), 토니모리(-12.6%) 등 4곳이 기준주가를 밑돌았다.
다만 최근 하락세가 모든 비교기업의 주가를 산정 당시 수준 아래로 끌어내린 것은 아니다. HPSP는 이달 23.1% 하락했지만 멜콘의 공모가 산정 기준주가보다는 여전히 34.3% 높았다. 티앤이코리아의 비교기업인 코세스도 지난달 말보다 3.6% 내렸지만 기준주가 대비로는 46.0% 상승한 수준이었다.
비교기업 주가하락에 공모가 매력 떨어져…가격·상장 시점 부담
비교기업 주가 하락은 앞서 제시한 희망 공모가의 상대적인 가격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비교기업의 시장 가치가 낮아지는 동안 공모가 범위가 유지되면 투자자가 느끼는 가격 매력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대가치 평가로 산출한 평가배수가 최종 공모가격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며 “기관투자자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가치와 적정 가격을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별 성장성과 공모가 할인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관들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참여에 소극적이면 당초 기대한 가격으로 공모를 진행하기 어려워진다. 발행사와 주관사도 수요예측에서 확인한 투자 수요에 맞춰 가격 눈높이를 조율해야 한다.
수요예측에서 투자 수요를 확보하더라도 부담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공모가 확정 이후 비교기업 주가가 더 떨어지거나 시장 약세가 이어지면 상장 초기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모가를 결정할 당시와 실제 거래가 시작되는 시점의 시장 눈높이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발행사와 주관사로서는 공모가와 상장 시점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 회복을 기다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자금 조달이 시급한 기업은 일정을 늦추기 어렵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계속 분석하면서 상장 시기를 보고, 주가가 많이 빠지면 상장을 미루기도 한다”며 “다만 자금 사정 때문에 상장을 진행해야 하는 기업도 있어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다”고 짚었다.
가격 기대를 낮추더라도 공모를 마치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가를 높게 받기보다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상장을 빨리 마치려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며 “높은 가격에 상장한 뒤 주가가 곧바로 떨어지는 상황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