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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미달 상폐 너무 급했나’…정부·여당서 쏟아지는 우려에 금융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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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대표되는 저성과기업의 빠른 퇴출을 계속 추진하면서도 제도 보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법원의 제동에 이어, 정부와 여당 안에서도 시총 기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현행 제도를 놓고 반대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 카인드(KIND)에 따르면 거래소는 시총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을 받은 코스피 종목 21개와 코스닥 종목 42개의 상장폐지 진행 절차를 일단 멈췄다. 앞서 법원이 2일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의 시총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데 따른 조치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방송 캡쳐

금융위는 시총 기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절차 유예가 저성과기업 퇴출 중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다음날인 9일 보도참고자료에서 “저성과기업의 신속하고 엄정한 퇴출을 통해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인다는 정책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연구용역과 해외사례 조사 같은 다각적인 사전 검토를 토대로 상장폐지 시총 기준 상향을 단계적으로 추진했고, 저성과기업 퇴출의 시급성과 시장 신뢰 회복 필요성을 고려해 시행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며 “법원도 이번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서 시총 기준금액 상향에 대해 ‘그 자체로 목적이 부당하다거나 수단이 적합하지 않다거나, 혹은 그 기준금액이 과도하게 높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보도참고자료에서 금융위는 “향후 법원 판단 등에 따라 상장폐지 절차를 재개하거나 일부 절차를 보완해 시행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시총 기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관련 본안 소송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알 수 없는 데다, 정부 내 다른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문제 지적이 나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소영 중기부 장관은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총 규모라는 단일 기준으로만 판단하면 부당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성장성이나 수익성 같은 것을 고루 고려해 상장 적격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장관은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상장폐지 시총 기준 강화에 따른 중소·벤처 기업의 피해 가능성을 지적받자 “우 의원이 질의한 것과 같은 취지의 의견을 중기부 차원에서 금융위에 전달했고,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토론해서라도 여러 우려가 없도록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8일에는 민병덕 민주당 의원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우리나라도 시총이라는 단일 기준만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하면 안 된다”며 “일본이나 미국처럼 복수 기준이나 질적 심사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민 의원은 코스닥 상장폐지 시총 기준이 300억원으로 올라가면 코스닥 전체 상장사의 17.2%인 314곳이 퇴출 대상에 오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 의원은 “시가는 시장 전체의 하락이나 특정 업종의 투자심리 약화 때문에도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억원 위원장이 “거래량이 어느 정도 있어야 유동성이 생기고 ‘작전’은 안 생기는 만큼 시가총액은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상장사의 최소한의 기준선”이라고 반박하자, 민병덕 의원은 “다른 나라는 복수 기준이나 질적 심사 덕분에 억울한 사정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라며 “시총 하나만으로 정상과 부실을 어떻게 구별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의원실에 따르면 시총 200억원 미만인 코스닥 상장사 96곳 가운데 19곳은 2023~2025 사업연도에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기준이 시총 300억원으로 올라갈 경우 대상이 되는 314곳 가운데 76곳도 3년 연속 흑자를 거뒀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강화된 시장지표 요건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는데도 재무·영업 기초여건이 양호한 기업이 일부 있다”며 “시장 질서 개선이라는 정책 목표를 효과적으로 이루려면 현행 기준의 적용 결과와 실제 퇴출 기업의 특성을 점검하면서 추가 기준 상향이 기업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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