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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인공태양 만든다”…24시간 핵융합 발전소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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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김태경 이터나퓨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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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터나퓨전의 정윤호 CTO, 김태경 대표, 황용석 CSO가 서울대 연구실 안에서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 제공=이터나퓨전

“지금 글로벌 핵융합 기업들은 얼마나 높은 성능의 플라즈마를 만들 수 있느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발전소가 되려면 24시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해야 합니다. 저희는 앞으로 상용화 과정에서 반드시 마주칠 ‘연속운전’이라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풀려고 합니다.”

김태경
이터나퓨전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월 설립된 이터나퓨전은 핵융합 발전의 ‘연속운전’ 기술을 개발하는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플라즈마 전류를 지속적으로 구동하는 독자 기술인 ‘토카막 인젝션(Tokamak Injection)’을 기반으로 소형·모듈형 핵융합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서울대기술지주, 컴퍼니케이파트너스로부터 약 23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를 지상에서 구현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발전소는 순간적으로 높은 성능을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플라즈마를 장시간 유지하며 발전을 지속해야 한다. 김 대표는 “발전소에 기대하는 역할은 상시 대량의 전기를 공급하는 안정적인 전원”이라며 “핵융합로가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한다면 안정적인 전력원으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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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팽이에 작은 팽이 붙인다”…연속운전 난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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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 이터나퓨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진행된 블루포인프파트너스 주최 “핵융합ㆍ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게임체인저’에서 주요 연사로 초청돼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터나퓨전의 차별점은 글로벌 기업들이 플라즈마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사이, 향후 상용화 단계에서 반드시 불거질 연속운전 문제를 먼저 겨냥했다는 점이다. 핵심은 토카막 내부의 플라즈마 전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기존 방식은 장시간 전류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거나 복잡한 외부 장치를 필요로 한다.

반면 이터나퓨전의 ‘토카막 인젝션’ 기술은 작은 플라즈마를 반복적으로 만들어 기존 플라즈마에 합치는 방식으로 내부 전류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김 대표는 이를 ‘팽이’에 비유했다. 그는 “큰 팽이에 작은 팽이를 계속 만들어 합쳐주면 회전하는 힘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플라즈마도 작은 플라즈마를 계속 만들어 기존 플라즈마에 합치는 방식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작고 단순하면서도 오래 가동할 수 있는 핵융합로 ‘코스모스(COSMOS)’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 토카막보다 작은 장치에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스페리컬 토카막(ST) 장치에 인젝션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아직 24시간 연속 구동을 실현한 것은 아니다. 현재 토카막 인젝션 기술 구현을 위한 개념실증(PoC) 장치를 구축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작은 플라즈마를 주입해 기존 플라즈마가 실제로 커지고 유지되는지를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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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꽂힌 핵융합…’기술 종속’ 걱정해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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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의 실험용 구형 토카막 장치 ‘베스트(VEST)’ 모습. /사진제공=이터나퓨전

김 대표가 핵융합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중학생 시절이다. 과학 행사에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연구진의 설명을 접한 것이 계기였다. 태양광·풍력과 달리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대규모 전력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탄소도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 매료됐다.

고등학생 때는 핵융합 연구시설을 직접 보기 위해 연구원에 연락해 다른 학교의 단체 견학 일정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대 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원자핵공학을 공부하며 핵융합 연구를 이어갔다. 특히 서울대의 국내 대학 유일 스페리컬 (구형) 토카막 실험장치인 ‘베스트(VEST)’ 개발·운영에 참여하며 핵융합 장치 설계와 플라즈마 운전 경험을 쌓았다.

당초 연구자가 목표였지만 대학원 진학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민간 핵융합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 김 대표는 “정부 R&D는 안정적이고 반드시 필요한 연구를 할 수 있지만 긴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민간 R&D는 훨씬 민첩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핵융합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창업을 결심하게 만든 또 다른 이유는 ‘기술 종속’에 대한 우려였다. 스마트폰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이 이동통신 핵심 특허를 보유한 해외 기업에 로열티를 지급해온 것처럼, 핵융합 역시 상용화 이후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면 해외 기술에 의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핵융합이 상용화되고 나서 원천기술을 확보하려 하면 이미 늦을 수 있다”며 “이제는 해외 기술에 종속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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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출력’ 경쟁…2037년 ‘한국형 핵융합로 상용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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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나퓨전은 2037년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목표로 단계별 실증에 나선다. 우선 내년까지 토카막 인젝션의 작동 원리를 검증한 뒤 2028년부터 장치 규모와 플라즈마 성능을 높여 실제 핵융합로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인지 확인한다. 이후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과 전력생산 실증을 거쳐 2037년까지 수백MW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상용 발전소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이미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 미국의 대표적인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퓨전시스템(CFS)이 2030년대 초중반 상용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세계 선두권과의 상용화 목표 시점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는 핵융합로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전소를 직접 구축해 전력을 생산하고 수요처와 전력공급계약을 맺는 에너지 사업자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능력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AI를 돌리는 데 GPU도 중요하지만 결국 GPU를 돌릴 전력이 있어야 한다”며 “에너지 확보 능력도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경제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핵융합 발전소를 짓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글로벌 에너지 부족과 기후위기 해결에 기여하고, 국내에서는 산업 경쟁력과 국가 에너지 안보를 지탱하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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