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진이 중국에 던져야 할 5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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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1/CP-2024-0163/image-24c3f38d-20f1-4e15-ba10-754de8353ab1.jpeg)
2025년은 중국에 격동의 한 해였다. 중국은 지정학적 역풍과 부진한 내수로 한 해를 시작했다. 4월에는 새로운 관세와 무역 마찰이 겹치며,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도 높은 무역 조치가 잇따랐다.
하지만 11월이 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의 연간 무역흑자는 1조 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GDP 성장률도 5%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탈세계화’ 우려를 중국이 크게 개의치 않는 듯 보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렇다면 2026년, 말의 해는 중국에 무엇을 가져올까. 헤드라인은 트럼프 관세나 부동산 부진에 쏠릴지 모른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 경로를 좌우할 더 미묘한 흐름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중국은 자신감 있는 로컬 경쟁자들로 국제 비즈니스에 새로운 난제를 던진다. 그래도 규율 있게 움직이는 글로벌 경영진에게 기회는 남아 있다. 세계 2위 경제가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를 통과하는 2026년, 다음 5가지 질문이 중요해진다.
관세 불확실성은 중국 전략을 어떻게 바꿀까
중국은 비용 경쟁력과 촘촘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세계 제조업을 지배해왔다. 이 강점은 2025년 미국의 관세가 높아진 뒤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미국 관세는 현재 50% 안팎에서 안정된 상태다. 그럼에도 중국 무역이 받은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중국의 글로벌 상품 수출 점유율은 14% 안팎을 유지했다. 인도와 베트남을 합친 것보다 4배 큰 수준이다.
배경은 중국이 이미 교역 상대를 넓혀왔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가는 상품 수출은 중국 GDP의 2~3%에 불과하다. 이제 중국 상품 수출의 절반 이상은 아세안(ASEAN),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향한다.
수출 품목도 바뀌고 있다. 중국은 전자제품과 자동차 같은 지식집약형 제품 비중을 키웠다. 가구와 장난감 같은 노동집약형 제품 비중은 줄였다.
중국은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2026년은 중국 수출 경제의 진짜 회복탄력성이 시험대에 오르는 해가 될 수 있다. 무역 패턴은 계속 이동한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의 한 분석은 2035년까지 글로벌 무역의 최대 30%가 ‘무역 회랑’을 옮길 수 있다고 본다. 무역 지도가 실시간으로 다시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에는 공급망 유연성이 필수가 된다. 중국 기업이 사업 구조를 재배선하는 속도만큼, 자신도 빠르게 운영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중국 소비자는 어디에 지갑을 열까
팬데믹 이전 중국 소비자는 매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소매 성장률을 이끌었다. 하지만 2025년에는 소비 심리가 역사적 저점으로 떨어졌다. 청년 실업률은 15% 안팎에서 맴돌았다. 부동산도 정체됐다. 그런데도 2025년 1~3분기 소매 지출은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중국 소비자는 여전히 쓴다. 다만 쓰는 곳이 달라졌다. 2025년 1~3분기 여행 지출은 12% 늘었다. 박스오피스 매출은 22% 뛰었다. 정부 보조금은 전기차와 가전 지출을 두 자릿수 성장으로 밀어 올렸다. 반면 ‘가처분’ 소비는 힘이 약했다.
기회는 중국 가계가 쥔 막대한 저축에 있다. 소비자는 “살 만한 것”을 기다리고 있다. 관건은 중국 소비자가 정말로 가치 있다고 느낄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다. 가격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설득력 있는 가치 제안이 잠긴 저축을 열 수 있다.
초경쟁 시장에서 버티고, 더 성장할 수 있나
중국은 서방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동안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2025년은 중국이 말하는 ‘내권화(內卷·involution)’를 가속했다. 경쟁이 과열되며 산업 전반의 마진이 깎이는 현상이다. 대형 공업 기업의 약 30%가 적자를 보고했다고 한다. 팬데믹 이전(20%)보다 높다.
다만 ‘과잉설비’ 국면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고정자산 투자는 둔화한 뒤 감소로 돌아섰다. 일부 섹터에서 지출이 약해졌다는 신호다. 투자 감소는 오히려 기업들이 과도한 확장을 접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수년간의 과잉투자가 시장을 물량으로 채우며 가격 결정력을 무너뜨렸는데, 그 왜곡을 되돌리는 조정이 시작됐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적절한 개혁이 더해지면, 마진이 안정될 여지도 생긴다.
이제 기업은 가격이 아니라 기술, 브랜드, 서비스로 차별화해야 한다. 중요한 점이 있다. 중국에서의 성공은 다른 어느 시장에서도 통하는 경쟁 우위를 준다. 반대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은 잔혹할 수 있다. 중국 본토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강도가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 중국 경쟁자를 맞을 준비가 됐나
중국은 수십 년간 외국 자본을 끌어들였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중국이 ‘투자 발신지’로 더 강해졌다. 2022~2025년 중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직접투자(FDI) 발표는 2015~2019년(연환산)과 비교해 약 3분의 2 줄었다.
반면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 발표는 연 1000억 달러 안팎에서 유지됐다. 목적지도 달라졌다. 전통적인 ‘신흥 아시아’ 중심에서 중남미, 중동, 유럽 같은 신규 시장으로 넓어졌다.
중국 기업은 문화 수출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팝마트(Pop Mart)의 라부부(Labubu) 피겨, 흥행작 ‘검은 신화: 오공(Black Myth: Wukong)’, 중국 전기차(EV) 브랜드는 글로벌 소비자를 붙잡았다. 중국의 문화, 라이프스타일, 소비자 브랜드가 시장 안으로 스며드는 새로운 형태의 상업적 ‘소프트파워’다.
2026년에는 “중국 경쟁자가 내 시장으로 들어온다”는 시나리오가 더 흔해질 수 있다. 글로벌 사우스 시장은 젊고 점점 부유해지는 인구를 바탕으로 중국 기업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동시에 서방 시장도 기회로 남아 있다. 가격 경쟁력이 있고 문화적으로 ‘맞는’ 중국 브랜드는 서방에서도 승부를 볼 수 있다. 중국 기업이 오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의 속도, 비용, 효율을 감당할 준비가 됐느냐가 문제다.
중국 AI는 중국 안팎의 생산성을 바꿀까
2025년 이전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가 AI에서 중국을 압도하는 듯 보였다. 그러다 2025년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가 터졌다. 딥시크(DeepSeek)의 오픈소스 AI 모델이 시장을 흔들었고, 중국과 미국, 전 세계의 AI 경쟁을 한층 격화시켰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통제와 침체된 벤처캐피털 환경 속에서도 AI 선도국이 됐다. 알리바바 같은 빅테크는 미국 최고 수준과 겨루는 모델을 내놨다. 민첩한 ‘리틀 드래곤’이라 불리는 AI 스타트업들도 혁신 모델을 쏟아냈다. 중국 AI는 대형언어모델(LLM) 성능 순위표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혁신 엔진은 빠른 반복, 비용 효율적인 스케일링, 두터운 엔지니어 인재 풀, 오픈소스 기반의 협업 개발이다. 이 조합이 중국이 AI에서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다만 비즈니스에는 기술 성능보다 성과가 더 중요하다. 이 AI 역량이 의미 있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까.
맥킨지글로벌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중국 기업은 2040년까지 GDP 성장의 최대 3분의 1을 끌어올릴 수 있는 18개 섹터 가운데 16개 섹터에서 ‘톱10’ 안에 든다. 이들 섹터 상당수에서 AI는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한다.
더 분명한 신호는 내년에 나올 수 있다. 중국이 제조업 전반에 AI 활용 사례를 계속 쌓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에는 산업 현장에서 ‘또 하나의 딥시크 모먼트’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2026년 중국은 더 날카로운 리스크로 출발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부진한 부동산, 빠듯한 재정, 높은 청년 실업률이 겹친다. 그래도 기업을 중국으로 끌어당기는 이유는 여전하다. 규모, 혁신, 글로벌 영향력이다.
내년에 중국에서 승리할 기업은 거시 전망을 가장 잘 맞히는 곳이 아닐 수 있다. 현장에서 이기는 기업이 이긴다. 회복탄력성 있는 공급망을 만들고, 경쟁자와의 차이를 분명히 하고, 중국의 혁신을 활용하는 기업이다. 이 정도 수준의 규율을 갖추고 움직일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중국은 여전히 돈이 되는 시장이 될 수 있다.
/ 글 Joe Ngai, Jeongmin Seon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조 나이(Joe Ngai)는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 중화권(Greater China) 회장이자 시니어 파트너다. 정민 성(Jeongmin Seong)은 맥킨지글로벌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 파트너다.